- ‘패완가’ 패션의 완성은 가슴?
- 입력 2013. 05.27. 15:24:22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ooo 울고갈 가슴라인’, ‘ooo 파격 비키니 글래머 입증’, ‘가슴 노출 ooo 올누드 화보 감탄’, ‘ooo D컵 가슴 유지하는 운동법 공개’, ‘ooo 풍만한 19금 몸매 아찔’, … 24일 한 스포츠 일간지에 게재된 ‘가슴’ 관련 기사 제목이다. 한때 순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가슴이 자극적인 대중매체의 손에 발가벗겨지고 있다.최근 비키니 화보나 가슴선을 훤히 드러낸 스타 패션이 각종 신문 일면과 포털 메인을 떡하니 자리한다. 노출의 계절이 다가올수록, 여성의 신체 일부인 가슴은 ‘보고 싶어 혹은 보여주고 싶어 안달하는’ 셀러브리티와 소비자 사이에서 하나의 패션으로 통한다. 언제부터 우리는 그곳을 이토록 소비하게 됐을까.
여성 패션은 성적인 매력을 잣대로 신체를 드러내고 감추는 숨바꼭질을 계속해왔다. 1920년대에는 오히려 평평한 가슴이 인기였다. 가슴이 풍만한 여성들은 외과의를 찾아 어렵사리 가슴을 작게 만들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세계전쟁의 종식과 함께 그 유행 역시 끝나고 말았다. 여성들은 허리를 졸라매 가슴을 솟구치게 했고 스펀지를 넣은 브래지어를 둘러 메릴린 먼로를 따라 했다.
오늘날 노출이 심한 옷은 개성 있는 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슴 사이가 깊게 파여 가슴의 윗부분 곡선이 드러나게 하는 클리비지 룩은 글래머 여배우들이 사랑하는 패션 중 하나인 것. 레드카펫뿐만 아니라 시사회, 포토월에서 시원하게 가슴골을 훤히 드러낸 패셔니스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은 가슴을 내어 놓다시피 한 스타들의 과감한 패션도 여름의 관행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광고회사에 재직 중인 30대 이 씨는 “뭐 남자들이야 대부분 좋아하지 않을까요. 스포츠신문 메인에 늘 실리는 거니 그저 그들에게 감사할 뿐이죠”라고 전했다. 또한 대학원에 재학 중인 20대 박 씨는 “일단 감사하죠.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는데 섹시하고, 옷테도 더 살고 시각적인 만족이 커서 괜찮다”고 답했다.
한층 본능을 파고든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남성은 여성의 작은 가슴보다는 풍만한 가슴을 가졌을 때 젊음의 여부를 판별하기가 쉽다는 근거를 덧붙였다. 변화가 적은 작은 가슴보다 큰 가슴이 눈에 띄게 번식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남자는 자연스레 가슴이 풍만한 여자에게 더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여름패션의 완성은 ‘가슴’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지만 페미니즘이 대두할 적엔 오히려 여성의 가슴을 중성적으로 보이게 하는 옷이 유행이었고, 무조건 가슴을 드러내는 패션이 미학은 아니었다. 우리는 노출에도 어느 정도 ‘감춤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과거 ‘옷의 심리학’의 저자 플루겔은 인간이 나체 생활을 계속했다면 이성의 신체에 호기심을 잃어 인류가 멸종했으리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신체 노출은 자기만족과 동시에 아름다움의 표현이지만 천편인률적으로 가슴 노출은 어쩌면 당신에게 흥미를 떨어뜨릴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