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속 ‘비비드 메이크업’이 뜬다! 그 이유는?
- 입력 2013. 05.29. 09:21:27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 유통업계는 불황이라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여성들의 메이크업은 ‘비비드’컬러로 물들었다.
실제 지난 겨울부터 브라운관 속 연예인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비비드한 컬러의 패션, 뷰티 아이템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화사한 네온, 비비드 컬러의 패션, 뷰티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다. 불황이 심화될수록 사람들은 더욱 화려하게 치장을 한다는 것인데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군터 뒤크는 그의 저서의 ‘호황의 경제학 불황의 경제학’에 이러한 현상을 이렇게 분석했다. “불황초기 사람들은 사치를 없앰과 동시에 움츠러든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다른 사람이 처한 상태보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불황일수록 삶의 의미에 관해 ‘상대적’인 비교를 하게 되면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더 치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불황일수록 다른 소비재보다 비교적 저렴한 뷰티 아이템으로 개성을 표현하고 그것을 통해 심리적인 위로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유통 업계는 기초 화장품보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1층에 입점한 화장품 매장들을 올해 초 대거 개편에 나섰다. 새로 입점하는 브랜드들의 절반 이상이 색조 브랜드로 채워졌으며 기존에 있던 색조 화장품 매장은 공간을 확대했다.
또한 불황 속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일명 ‘저렴이’로 통하고 있는 중저가 화장품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미샤, 더페이스샵, 에뛰드,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7개 중저가 브랜드숍 화장품의 매출액은 1조 8,199억 원으로 전년(1조 3,734억 원)보다 32.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은 2,057억 원으로 전년(1,550억 원)보다 32.7% 늘었으며, 순이익도 1,565억 원으로 전년(1,247억 원)보다 25.5% 증가했다. 특히 장기간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중저가 화장품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높아진 반면 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 폭은 중저가 브랜드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라는 우울한 상황 속에서 비비드한 컬러의 색조 화장품은 불황에 지친 소비자들의 기분을 환기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다. 밝고 화려한 컬러가 침체된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컬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저렴한 색조화장품을 더 저렴하게 파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그 밖에도 중저가 브랜드들은 기초 화장품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색조 화장품 사업에 집중해 네일 제품 전문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는 등 색조 아이템의 매출 증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제공=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