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지 못하는 에코패션. ‘힐링 탓?’
입력 2013. 05.29. 17:29:44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사회적 환경적 필요에 의해 나온 에코패션까지 트렌드 흐름 속에 사멸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동안 에코 티셔츠와 백이 넘쳐나던 매장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이제는 몇몇 에코전문 브랜드나 화장품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서만 간혹 볼 수 있다.
브랜드들은 유기농 면 소재를 앞세워 에코상품을 홍보하며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동일한 소재와 아이템이지만, 디자인이 조금 나아진 캔버스 백을 이제는 에코 백보다는 특정 아티스트와 협업한 한정판 아이템이라는 선전문구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몇몇 브랜드의 경우 심플한 캔버스 백이나 프린트 패턴의 코튼 소재 가방이 유행하면서 과거 프로모션으로 증정하는 천 가방을 아예 기본 아이템으로 돌려, 디자인이나 소재 사용 폭을 넓혀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에코패션은 웰빙 열풍과 함께 전 패션 브랜드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확실한 유인 효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힐링으로 트렌드가 전환하면서 에코패션은 힐링의 의미를 담기에는 좀 부족하고 독자 생존하기에는 상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브랜드들이 외면하고 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웰빙이 여론의 주목을 받을 때 에코패션은 그저 그게 다 돈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힐링이 오면서 사실 딱히 떠오르는 게 없어요. 에코패션은 너무 한동안 써먹어서 상품가치가 다했고, 힐링은 좀 정적인 개념인데 패션으로 풀 수 있을만한 상품이 없어서요”라며 힐링이 패션에는 오히려 혼란만 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힐링패션이라는 용어가 있지만 브랜드들은 이 단어에 반신반의한다. 패션이 힐링이 될 수는 있겠지만 힐링패션은 좀 억지스러운 표현이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힐링을 힐링하다’ 보고서는 “힐링과 웰빙은 공통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개념이지만, 웰빙은 신체적 건강과 삶의 만족도 제고를, 힐링은 마음과 정신의 상처 치유를 강조한다”며 웰빙과 힐링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되는 트렌드가 반영된 사례라고 하면, 과거 브랜드들이 옷과 액세서리로만 상품을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아로마 브랜드를 숍인숍 형태로 구성하는 정도이다.
단독 아로마 전문숍이 늘고 있지만, 패션 브랜드들은 작은 공간이나마 별도의 섹션을 구성해 숍인숍으로 아로마 힐링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의외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한다.
브랜드들은 자신의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상품 가치가 높은 인기 아이템을 판매한다. 무엇보다 가격이 옷과 비교할 때 높지 않아 선물용이나 소모품처럼 구매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
브랜드 관계자들은 “사실 팔려도 수익에 크게 보탬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나 매장에 대한 소비자 호감도가 좋은 것이 이유”라고 설명한다. 힐링은 웰빙과 달리 매출에는 소극적으로 이미지에는 적극 개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힐링의 발전방향으로 생활밀착형 생활건강시스템, 근로자 힐링 지원, 심리 맞춤형 솔루션 세 가지를 제안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다면, 패션에서 힐링은 상품이 아닌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케팅 도구로써 활용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힐링 트렌드 속에서 에코패션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환경이라는 단편적인 소재보다는 소비자와 교감하는 패션으로서 새로운 소통 매개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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