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화장품 세일 “정가 주고 사는 소비자는 바보?”
입력 2013. 05.31. 10:15:28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여기는 또 세일해? 세일한다고 가서 또 샀어? 이렇게 세일을 자주할 거 같으면 진작에 그 가격에 팔면 되잖아. 괜히 처음 산 사람만 손해 보게!”
이는 노세일 마케팅을 하고 있는 한 뷰티 브랜드 광고 속 모델 이종석이 하는 멘트다. 세일하는 브랜드를 접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은 한 번쯤은 해봤을 터. 실제로 화장품을 살 때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연일 이어지는 브랜드 숍의 세일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브랜드 네임이 등장하고 있다. 브랜드에서 무려 10%에서 최대 50%까지 파격적인 할인율로 세일을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체감으로 세일을 하는 날보다 안하는 날이 더 적게 느껴질 정도로 세일 기간이 잦고 또 길다. 그동안 화장품 세일 기간은 2~3일 정도였지만 요즘 브랜드 숍 세일 기간은 7일 정도다. 게다가 한 달에 한번 꼴로 정기 세일을 실시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리면 정가가 아닌 세일가로 충분히 제품을 살 수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더페이스샵은 4~7일(20~30%)과 29~2월4일(50%) 진행했으며 이니스프리 7~13일(일부품목 세일), 18~20일(10~30%) 세일을 실시했다. 또한 네이처리퍼블릭은 16~20일(30~50%), 에뛰드는 11~14일(20~50%), 미샤는 10일(20%)과 11일·22일(30~50%) 진행했고 토니모리 25일(20%) 홀리카홀리카 27일(30%) 등도 세일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멤버십 데이’라는 명목 하에 한 달에 한번 특정 요일이나 특정 일을 정해 일부 고객에게 세일 혜택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세일 기간이 아닐때는 립·아이 제품 1+1, 마스크팩 10+10, 스킨+로션 30% 할인 등이 진행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드럭스토어인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까지 주력 화장품을 중심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세일 경쟁에 돌입했다.
이렇게 잦은 세일기간과 난무하는 세일 상품 때문에 정가를 주고 사는 소비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정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소비자들로서도 좋은 기회지만, 세일에 정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미 화장품에 표기된 가격은 무의미해졌다.
뷰티 파워블로거 김씨는 “요즘 제 값 주고 화장품을 사는 바보가 있나요? 대부분 세일 기간에 화장품을 사죠. 그때 유독 매장들이 붐비잖아요. 자주 세일을 하긴 해도 워낙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계획하지 않았던 소비를 하게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절대 손해는 아니라고 봐요. 그래도 싸니까요.”고 말했다.
학생 박씨는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들이 이렇게 세일해서 과연 뭐가 남을까 싶어요. 박리다매 같은데 솔직히 정가를 애초에 높게 책정하고 제품을 싸게 파는 건 아닐까요?” 말했다.
대부분 고객감사, 멤버십 혜택, 여름맞이, 일정 판매량 돌파 등 브랜드가 세일을 하는 이유와 명분은 넘쳐난다. 그들이 진정한 고객감사를 하고 싶다면 올바른 가격정책을 펼치고, 이제까지 제값 주고 화장품을 산 고객에 대한 감사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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