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팜므파탈’ PVC, 유행을 좇는 당신을 노린다! [환경의 날 특집③]
- 입력 2013. 06.05. 09:53:06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건강이냐, 패션이냐’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소재가 아닌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패션 아이템들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발을 훤히 보여주는 투명한 소재는 체감온도를 높이는 가죽을 대신하고,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사용되던 PVC소재가 장마철 특수를 겨냥한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실버, 골드 등이 주재료가 되던 주얼리는 실리콘 소재와 만나 기존의 주얼리와는 다른 참신한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프트한 소재의 패션 아이템은 캐주얼 하면서도 위트 있는 느낌을 연출해 포인트 아이템으로 좋다”며 “차별화된 소재의 패션 아이템 하나쯤은 꼭 가져야 할 여름철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PVC 소재는 ‘팜므파탈 패션’의 주인공 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흔히 비닐로 알려진 PVC 아이템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소재로 여름철에 어울리는 시원한 이미지와 염색성이 좋아 화려한 컬러감을 자랑한다. 또한 물에 강한 특성이 있어 장마나 물놀이에 제격이며 언제 어디서나 컬러풀한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다른 플라스틱에 비해 압도적으로 경제성이 좋아서 ‘플라스틱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이렇게 패션성으로 볼때 매력이 넘치는 PVC에는 사실 결함이 숨겨져 있다. 원래 PVC는 딱딱하고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어서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가소제로 프탈레이트를 첨가한다. 이는 환경호르몬을 발생시켜, 유방암의 발병률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간암, 뇌종양, 폐암, 백혈병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인체에 해롭다.
폐기 단계는 아찔한 정도다. PVC가 매립장으로 가면 땅으로 물로, 공기로 독성물질이 스며들어 인근 지역을 위협한다. PVC를 태울 경우에는 독성물질인 다이옥신과 산성가스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니, 이미 갖고 있는 PVC 제품을 마음 놓고 버릴 수도 없는 지경이다.
더욱이 그린피스는 프탈산계 가소제가 간과 신장 장애·생식 기형을 유발하고 내분비계 장애 물질임을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소제가 간이나 신장에 암을 유발하고 다른 장기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고 있다. 가소제가 포함된 PVC 재질의 유아용 완구에 대한 판매 금지 또는 제품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치아발육기나 젖꼭지 등 어린이들이 입에 넣을 수 있는 일부 PVC 완구에 대해서만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2005년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병원의 수액팩과 혈액팩으로 PVC 팩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한 상태다.
환경계의 우려와 달리, 파괴적인 매력을 가진 PVC가 올 시즌 패션계에서는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 S/S 컬렉션에서 버버리 프로섬, 3.1 필립 림, 발렌티노 등은 투명한 가방을 대거 등장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샤넬, 프라다, 토리 버치 등 주요 브랜드에서 속이 비치는 명품 가방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이색적인 소재라고 모두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PVC는 순환주기에서 문제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첨단을 걷는 유행도 좋지만 PVC라고 적힌 것은 가능한 한 구매하지 않는 것이 패셔너블한 미래를 위한 답이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