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다이어트&스킨 박람회’ 무늬만 박람회, 이곳은 뷰티시장?
- 입력 2013. 06.07. 12:26:46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다이어트와 스킨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다이어트 & 스킨박람회 2013’가 7일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개최됐다.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지난 2000년에 열리려다 무산됐던 국내 최초의 다이어트 전문 박람회로 알려져 있다. 관계자에 따르며 그동안 뷰티-화장품 박람회 내 부분적으로 선보여졌던 브랜드와 제품들은 보다 큰 규모와 전문적으로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게 됐다.여름을 코앞에 둔 6월, 게다가 국내 뷰티 산업 중에서도 다이어트 분야는 활성화 되어 있는 이 시점에 박람회에서는 어떤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이번 박람회는 “내 몸을 DESIGN 하자!”라는 슬로건으로, 다이어트와 먹는 화장품, 체형관리, 코스메슈티컬 제품에 이르기까지 미용 기능뿐 아니라 건강하게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정보들을 비교,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마련됐다.
주최 측은 ‘서울 국제 미용&건강 학술 포럼’과 수출상담회가 예정되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학술 포럼은 전시장 내 특별 세미나실에서 중국 현지 다이어트, 스킨 등 뷰티 관련 업체 대표 및 전문가 50명과 국내 관련 산업 관계자 150명이 참석하여 양국의 학문적 교류 및 공유와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 간 산업적 교류를 목표로 심도 있는 학술 포럼이 될 것으로 전했다.
다이어트 관련 첫 박람회인 만큼, 포럼에 참가한 중국 측 초청단과 박람회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 간의 수출상담회장 등 관련 산업을 기반으로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박람회장에는 청소년들만 가득했다. 각 바이어나 관중이 한산하자 부스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관계자가 오히려 박람회 구경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박람회 관계자는 “올바른 방법을 통해 건강하고 성공적인 ‘내 몸 가꾸기’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자” 한다고 본 박람회 개최 의미를 밝혔다. 그러나 각 부스 행사는 마치 50여개의 업체가 모여 만든 ‘화장품 마켓’에 온 듯한 인상을 남겼다.
다이어트 푸드, 화장품, 기기, 요가 및 필라테스, 다이어트 속옷, 네일아트, 마사지 등 여러 분야에서 참가했지만 각 카테고리 별 1개 많아야 3개 정도의 경쟁사가 모여 있었던 터라 다양성도 전문성도 찾아보긴 힘들었다.
심지어 부스 밖에서도 호객행위를 하거나 관람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부스는 구매력이 있는 중년층이 아니면 자세한 정보도, 체험도 할 수 없도록 운영해 관람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박람회 전부터 업계의 우려대로 기존 뷰티 박람회와 세부적인 ‘다이어트&스킨’이라는 전문성의 차이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주최 측 역시 다이어트 전문 업체를 제외한 화장품 부스는 기존 뷰티 박람회에서 중복으로 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다이어트 전문 업체 관계자는 박람회 명에 ‘스킨’을 넣은 이유도 화장품을 제외하고는 부스가 꽉 채워지지 않아 애매모호한 단어를 추가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박람회 주제와 어울리지 않은 부스도 곳곳에 보였다. 50여개만 참가한 비교적 작은 행사에 보험회사나 글씨 그리기 등의 부스가 마련됐던 것이다.
한 참가 업체는 “국내 다이어트 시장이 방문판매와 입소문으로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공식적으로 제품을 자랑하거나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홍보할 기회가 적다. 그래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해 한명의 고객이라도 확보하고, 덤으로 대리점주를 찾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무료입장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부스마다 각 종 체험을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관람객을 대상으로 판매에 목적을 둔 곳이 많았다. 그래서 공짜로 들어와도 결국 ‘돈’이 있어야만 하는 시장과 같은 인상을 남긴 것은 아닐까. 2014년에는 참여부스 확보와 관객 몰이가 우선이 아닌 박람회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 먼저 이뤄지길 바란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