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마케팅 ‘컨셔스’에 까칠해져야 할 때!
- 입력 2013. 06.08. 14:33:25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최근 웰빙 시대를 맞아 고기능성, 친환경 섬유를 내세운 패션 마케팅이 범람하고 있다. 소비자가 친환경을 생각하는 척 체면을 살리면서도 유행을 반영한 옷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1960년대 초부터 히피족은 줄곧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외쳐왔지만, 그동안 주류 패션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캐서린 햄넷은 2008년부터 유기농 면화 등 직물 사용을 주도했고, 에코 패션이 대중화되는 데 이바지했다.이제 패션계에서는 히피의 ‘지속가능성’에 의식이 있는, 자각하는 등의 뜻을 더한 ‘컨셔스(Conscious)’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면화, 실크, 리넨 등 유기농 천연 섬유로 만들어진 의류가 주목받고 있다.
올여름 국내의 한 패션 브랜드는 한지사 라인을 출시했다. 낮은 생산성과 높은 원가 등의 문제점을 지녔지만 출발부터 닥나무를 주원료로 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시즌 이 에코 라인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과 혜성어패럴, 신한화섬 등이 공동 연구 개발해 보완한 결과를 내놓았다.
해외 SPA브랜드도 컨셔스에 동참하고 있다. H사는 컨셔스 컬렉션을 따로 마련, 트렌디한 디자인에 유기농면·재생 폴리에스터·텐셀·헴프 등의 친환경적인 소재로 구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프리미엄 라벨로 보이는데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H사 코리아지사장은 국내 13번째 매장 오픈식에서 “우리 브랜드에서 주력하는 컨셔스 컬렉션의 론칭으로, 의식 있는 소비자에게 보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마치 의식 있는 사람이라면 컨셔스 라인이 있는 SPA브랜드를 즐겨 입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케팅은 효과적이었다. 지난달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외 SPA 3대 브랜드인 유니클로, 자라, H&M의 최근 회계연도 매출액 합계는 7천988억 원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패스트브랜드에서 활용한 컨셔스 전략은 소비자들이 환경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마음껏 쇼핑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패션 상품의 대량 생산은 탄소 발생량과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고, 패션계에서는 이를 윤리적 패션이라는 마케팅 구호를 달고 방어해왔다. 특히나 SPA브랜드는 친환경 소재를 늘리기도 했거니와 공정거래 문제와 재활용 문제 등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 브랜드로 보이려고 포장했다. 결국 소비자는 더욱 충성하게 됐다.
오늘날 소비자는 환경까지 생각하는 ‘착한 패션’에 발을 담근 것 같지만, 쏟아져 나오는 유행 상품에서 헤어 나올 줄 모르고 있다. 어찌 됐건 패션과 환경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닌 상호공존의 방향이 옳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트렌디한 마케팅으로 컨셔스를 활용할수록 소비자가 까칠해져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다. 지금부터라도 소비자는 그럴싸한 마케팅에 혹하지 말고, 브랜드가 진정으로 환경을 고려하는지 한번 더 살펴봐야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