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효자 ‘화장품’, 패션에게 밀려나나?
입력 2013. 06.10. 09:31:46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홈쇼핑 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 상반기 홈쇼핑에서는 그동안 효자 상품군으로 불리던 이미용이 밀려나고 패션이 상위권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10일 상반기 판매수량 기준 10대 상품을 집계한 결과, 의류·잡화·속옷 등 패션분야 제품이 7개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 중 화장품은 5위를 차지한 한 제품에 불과했다.
롯데홈쇼핑도 상반기 주문 수량을 기준으로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뷰티·패션 브랜드가 상위 10개 중 8개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 중 1위와 6위의 화장품 2위를 차지한 헤어용품 등 단 3제품을 제외하면 모두 패션 아이템이 인기가 높았다.
GS샵이 올해 들어 지난 5월 31일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패션 상품이 1~4위를 모두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은 5위에 오른 필러 화장품 8위와 10위를 차지한 기초화장품·클렌저 등이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화장품 가운데는 색조 화장품이 인기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년간 홈쇼핑 스테디셀러였던 마스크팩과 클렌저 제품을 밀어내고 마스카라(2위)와 선블럭 파운데이션(4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이 특징. 그러나 역시 10대 상품 중 화장품은 두 제품에 불과했다.

김광연 GS샵 미디어홍보부문장은 “고품질·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홈쇼핑 패션·이미용 상품들이 상반기 홈쇼핑 히트상품 순위를 휩쓸었다”면서 “장기 불황에 지친 소비자들이 가치 소비가 가능한 홈쇼핑을 애용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동영 롯데홈쇼핑 TV영업본부 상무도 "계속되는 고물가, 고유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됨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뷰티 패션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황준호 CJ오쇼핑 영업기획담당 사업부장은 “올 상반기에는 전체 매출 중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달한다"며 "당분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전히 뷰티도 강세지만 갑자기 패션계가 압도적으로 우세를 보이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홈쇼핑계의 떠오르는 별 ‘패션’은 명품과 저가의 SPA 시장으로 양극화 되고 있는 패션 시장에서 고품질의 합리적 가격을 갖춘 홈쇼핑 패션 상품이 절충안으로 떠오르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또한 백화점급 단독 브랜드를 내세우거나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퀄리티를 높인 제품을 앞세운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홈쇼핑에서 판매된 화장품은 대체적으로 시중에 유통망이 넓지 않은 브랜드의 6만~8만원대 저가 기획상품이 대부분이다. 또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대기업의 유명 브랜드 화장품도 한번 판매 될 때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제품 수량이 많아 한명의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 후 타 잠재고객과 제품을 나눠갖는 현상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을 중심으로 홈쇼핑으로만 유통되는 화장품이 인기가 높았고, 보다 고품질 하이 브랜드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 충족을 시키지 못해 패션보다 밀려난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래도 화장품 업계는 여전히 홈쇼핑을 통해 단 1회 방송 만에 수천 세트를 팔며 단기간에 매출 규모를 늘리는 효과적인 유통망으로 손꼽히고 있다. 앞으로 화장품 업계 내에서만의 경쟁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패션업계나 타 업계의 효과적인 마케팅을 이끌어내고 발전시켜나간다면 다시 한 번 업계의 ‘효자’로 등극하지 않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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