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망화장품 vs 오늘하나 “‘오늘(O’nl)’은 누구의 오늘인가?”
- 입력 2013. 06.11. 14:03:14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오늘’을 둘러싼 소유권 쟁탈전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소망화장품이 ‘오늘’을 상표등록 한 후 매장 개설에 나서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레스토랑 ‘오늘’을 운영해오고 있는 오늘하나 측과 디자인 저작권 분쟁이 시작됐다.
현재 오늘하나가 브랜드명 ‘오늘’에 대한 디자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이며, 소망화장품 측은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2주 이후로 공식적인 대응이나 협상을 연기한다는 입장이다.소망화장품은 지난해 말 ‘오늘’에 대한 상품등록 후 올해 3월 신촌점을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로드샵 10개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등과 같은 유통사 내 매장을 추가하는 등 공격적 유통망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뷰티 앤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지향하는 오늘은 자체 브랜드 ‘오늘’과 소망화장품에서 전개 중인 여타 브랜드의 복합 매장 형식으로 진행되는 유통 브랜드로 외견상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보통명사로서 ‘오늘’의 일반적 의미와 친숙함과는 달리, 영문 표기방법 ‘O’nl’과 함께 로고체 등 면에서의 BI 유사성이 짙다는 것과 소망화장품이 여타 식음사업부문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쟁점 사안이다.
오늘하나는 지난 3월 소망화장품 ‘오늘’이 매장 전개를 시작한 시점에서 영문표기 디자인에 대한 유사성 문제를 유선상은 물론 대면 접촉을 통해 제기했으나 "몰랐다. 상관없다”라는 답변만 들었다는 것. BI를 전담한 브랜드 컨설팅사 관계자와도 만나 문제점에 대한 인지 및 시정을 요구했으나 역시 "몰랐다" 외에는 다른 입장 표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망화장품 측은 “BI 전문 기획사 측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해당사가 유수의 브랜드를 작업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그들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를 갖고 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식음사업부문이 포함된 데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소망화장품 측은 건강음료 사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레스토랑이나 식음매장에 대한 플랜을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혀 이 부분이 향후 사안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망화장품 측은 오늘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상표권 등록 등 절차상에서 전혀 문제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덧붙여 “법무팀에서 ‘모르쇄’로 일관했다는 것 역시 회사 측의 입장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긴 오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늘하나 측은 “처음부터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요구사항을 제시했으나, 소망 측에서는 시정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영문표기 교체 외에 다른 협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망화장품과 오늘하나가 각각 제시한 협상안이 전혀 각도가 달라 해결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망화장품 측은 일부 사업부문에 대한 협상의 여지를 보인 반면, 오늘하나는 소망화장품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영문표기 변경에 대한 요구로 일관하고 있어 지루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의 영문표기 ‘O’nl’ 및 로고 디자인에 대한 창작권을 인정할 지 여부는 전적으로 법원 측의 판단이지만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사안은 디자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부분이 법원에 제출돼있는 상황에서 오늘하나 측은 상품권 문제와 관련성이 깊은 영문표기 교체를 요구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해도 소망화장품 측에서 영문표기를 바꿀 의무가 있을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이번 논쟁이 유통망을 빠른 속도로 선점한 골리앗의 횡포인지 아니면 갑을 논쟁이 불거진 시점에서 개인의 이익을 챙기려는 다윗의 영악함인지에 대한 판단은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news@fashionmk.co.kr/ 사진=오늘 홈페이지. 오늘하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