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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랙퀸, 그 남자가 화장하는 이유
드랙퀸, 그 남자가 화장하는 이유
입력 2013. 06.11. 15:56:14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짙은 화장하는 이 남자들, 우리가 흔히 아는 그루밍족이 아니다. 그들은 ‘드랙퀸’이다.
그루밍족이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요즘 남자들’을 뜻한다면 드랙퀸은 ‘여장남자’로 보면 된다. 보다 세심하게 살펴보자면 드랙퀸(Drag queen)은 유희의 목적으로 과장되게 여성처럼 치장하고 행동하는 남자를 뜻하는데 대게 남자 동성애자가 많다. 이런 행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1회성으로 하는 이들도 있다.
요즘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음악과 댄스, 립싱크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남자들로도 불린다. 물론 짙은 화장에 다소 오버스러운 룩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당당한 매력은 최근 ‘드랙퀸 스타일’로 불릴 만큼 대중에게 주목받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 문화가 생소하지만 문화예술공연으로 대중에게 조금씩 소개되고 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랙퀸’의 하리수가 드랙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최근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헤드윅’도 대표적인 예다.
헤드윅의 경우 2000년에 영화로 미국에서 개봉한 이래 국내에서는 뮤지컬로 주목을 받았다. 이 뮤지컬은 암울한 동독을 탈출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되어 엄마의 이름인 헤드윅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한셀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그동안 오만석, 송창의, 박건형 등 유명 남자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뮤지컬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역할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는 배우 조승우가 2005년 초연과 2006~2007년 시즌3 이후 6년 만에 컴백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효리의 ‘미스코리아’ 뮤직비디오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아름다움을 여장남자 댄서들을 통해 풍자한 바 있다. 소녀시대 태연 역시 일본 뮤직비디오 ‘love&girls’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컷에서 드랙퀸의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모두 공연이나 타인을 통해 드랙퀸을 소개했다면 직접 몸소 드래퀸임을 밝힌 사례도 있다. 최근 김조광수 감독의 연인임을 선언하며 결혼발표를 한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가 ‘서울LGBT영화제’ 개막식에서 보란 듯이 파격적인 여장과 드레스 룩을 선보인 것. 그는 퇴폐적이고 다소 과한 기존의 드랙퀸 스타일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룩을 보여줘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런 드랙퀸 문화는 1969년 미국 뉴욕에서부터 출발했다. 당시 동성애자 문화 반대가 합법화되자 그들 스스로 권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스톤월 항쟁’이 시작됐다. 원래 60년대 초기부터 동성애자들은 백인주의 사회 안에서 동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노력해왔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은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모두 대치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이라는 교육을 추진해왔지만 제대로 된 시설없이 일부 술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술집마저 그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돈을 벌려했는데 유일하게 ‘스톤월’이란 술집이 어린 동성애자, 드랙퀸, 트렌드젠더에게 열린 공간이었다. 당시 경찰은 수시로 이 곳을 단속하려 했고 결국 동성애자들은 군중을 모아 항쟁을 일으켰다.
스톤월 항쟁 이후 뉴욕에 있는 동성애자들은 성별과 계급, 세대간의 장애물을 마주하며 지역사회와 결합해 나가려고 노력했다. 이 항쟁을 기념해 1970년 6월 28일 ‘게이 퍼레이드’라는 행진이 시카고 로스엔젤레스와 뉴욕에서 열리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비슷한 퍼레이드가 세계 곳곳에서 매년 6월 마지막 날 열리고 있다. 바로 이런 퍼레이드를 통해 ‘드랙퀸’ 문화가 확대, 발전되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드랙퀸 문화는 낯설다. 그래서 이들에게 화장은 단순한 ‘치장’ 그 이상의 의미하고 있다. 퍼포먼스를 위한 ‘꾸밈’이 아니라 몇 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선입관과 편견, 거부감을 가진 대중을 향해 ‘이해’를 바라고 그들 스스로 ‘권리’를 찾으려는 행동이 바로 드랙퀸 문화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티브이데일리 제공, AP뉴시스, 이효리 뮤직비디오 캡처, 태연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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