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패션쇼, 후원 브랜드의 개입은 어디까지?
입력 2013. 06.12. 10:37:34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어제(1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동덕여자대학교(이하 동덕여대) 패션디자인학과 105명 학생들의 졸업 패션쇼가 열렸다.
동덕여대는 여러 브랜드의 후원 아래 화려한 졸업 패션쇼를 열기로 유명한 학교 중 하나인데, 올해 역시 가방으로 유명한 M브랜드를 비롯해 각종 패션, 뷰티, 라이프 20여개 브랜드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타의 학생들 작품전과 달리 입구부터 후원 브랜드들의 부스와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동덕여대 팜플랫보다 각종 브랜드들의 홍보 플래카드가 더 눈에 띄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었다.
심지어 오프닝조차 M브랜드의 광고영상으로 시작해 시그니처 M로고를 휘감은 모델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M브랜드의 체인 백을 겹겹이 들춰 맨 룩부터 M브랜드 가방을 형상화해 백이 걸어나오는 듯 착각을 일으킨 스타일 등 105명 학생들의 의상 중 몇몇의 선별된 의상만이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그러나 ‘검녀’라는 테마 아래 M브랜드를 재해석한 무대였음에도 의상 곳곳에 부착된 M로고 부속품과 M브랜드 레터링이 수놓인 프링틴 천, M장식의 모자, 슈즈들이 봇물터지듯 등장해 학생들의 졸업 패션쇼보다는 M브랜드 자체 행사처럼 비춰져 아쉬움을 남겼다.
각종 브랜드의 경제적인 후원이 따르지 못하면 가난한 학생들로서는 큰 규모의 패션쇼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한 일임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풍겨지는 상업적인 냄새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학생들의 순수한 작품전에 후원 브랜드가 과하게 개입된 점에 대해 ‘실무자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브랜드의 개입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에 제약을 줬다’는 부정적인 시선의 호불호가 갈린 가운데 후원 브랜드들이 나눠준 홍보용 샘플도 문제가 됐다.
홍보용 샘플이 일부 VIP에게만 선물돼 받지 못한 사람들 간의 샘플 쟁탈전이 벌어진 것. 평소에도 학과 내에서 블랙리스트로 알려졌다는 한 학생은 "내가 보는 앞에서 당장 엄마에게 갔다 줘라, 내가 패션쇼에 참여하는데 왜 나는 안주냐"며 VIP들에게만 나눠주는 브랜드측 상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의상학과와 패션기업은 굳이 산학연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의상학과 졸업 패션쇼에서 상업브랜드의 개입 가능한 허용 범위를 넘어섰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물론 후원이냐 협업이냐에 따라 판단이 엇갈리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은 협업보다는 후원에 무게중심이 실려있다는 점에서 학교와 기업 모두가 졸업 패션쇼에 담긴 진정성에 대해 생각해야 봐야 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진연수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