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과 한국, 서로 다른 10대 소비 문화를 비교한다[10대의 문제적 소비③]
- 입력 2013. 06.12. 20:37:06
-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부모님의 돈을 당연히 내 돈처럼 여기는 ‘등골 소비’, 대표적인 과시 소비 유형인 ‘귀족 소비’, 충동적인 ‘클릭 소비’ 등. 최근 10대들의 소비가 부정적인 관점에서 많은 이슈를 만들고 있다. 이는 풍요롭고 발달된 환경에서 따라오는 선진 소비의 일부분일까 아니면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특징일까. 선진 교육의 대표로 알려진 독일 청소년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소비 문화를 비교해봤다.한국과 독일 청소년의 전체적인 수입과 소비는 다른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꽤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그 세부 사항은 매우 달랐다. 수입 면에서 독일은 자신이 직접 용돈을 벌어 사용하는 경우가 한국보다 15% 정도 높았고, 소비 면에서 과시형, 대리만족적, 중독적 소비 행태는 독일에 비해 한국이 약 세 배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이 2.71, 독일이 3.15로 집계돼 꽤 큰 차이를 보였다.
독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청소년 소비에 대해 연구한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최순종 교수는 이에 대한 원인을 ‘과잉 보호’, ‘일방적인 입시 위주 교육 시스템’, ‘사회적 제도’에서 찾았다.
▼부모의 전폭 지원, 나만의 살림 꾸릴 수 없는 10대
우리나라는 성인의 이전 단계인 청소년을 마치 초등학생처럼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다. 용돈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한 달 용돈을 받고도 그 달에 친구 생일이 많으면 부모에게 얼마를 더 타가는 것이 당연시된다. 이는 청소년들이 용돈을 수입의 개념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수입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해진다. 이에 대한 재미있는 결과가 있는데, 국내 10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입이 지출보다 많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며 조사가 잘못됐는지 논란이 일었는데, 이 또한 용돈과 수입의 개념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이런 의존적인 소비는 저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저축하는 청소년이 독일은 약 60%, 한국은 50%였다. 여기서 더욱 특이한 점은 투자신탁이나 주식투자 형식의 저축은 독일은 각 23%, 15%로 상당히 높은 반면 한국은 둘 다 5% 미만이었다. 이는 독일의 청소년의 저축률이 실질적이며 스스로 관리한다는 느낌이 강한 한편 한국 학생들은 수동적인 저축 양상을 보이며 이마저도 부모님이 만들어 준 통장이거나 돼지 저금통 정도일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청소년 저축율과 부채율이 모두 독일이 더욱 높다는 것. 독일의 청소년은 부모에게 일정 용돈을 타고 그 이상을 요구할 때는 부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성인이 되기전까지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부채의 개념이 없어 앞서 나온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방세, 가구 소비 등 생산재 소비도 독일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생산재는 무조건 부모가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우리나라 10대들은 패션, 뷰티, 식생활, 오락에 소비가 크게 몰려있었다.
이러한 경제적 과잉보호는 수입, 소비를 모두 의존적으로 만들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 좋은 선택과 판단을 배울 기회를 빼앗아 간다. 소비에 대한 연습이 안 돼 10대 때는 물론 성인이 됐을 때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교육적,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다양한 10대 소비 문화를 만드는데 이어서 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본다.
<계속>
[매경닷컴 MK패션 조혜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