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것 없지만 변화 거듭한 뷰티업계 [2013 상반기 뷰티마켓 리뷰②]
- 입력 2013. 06.14. 13:22:05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2013년 상반기 불황이 피해 간 유일한 산업이 있다면 뷰티산업이 아닐까.
소비자들은 스킨, 로션과 같은 기초케어 제품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편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더라도 지출 항목에서 빠지지 않는 품목 중 한 가지가 화장품이기도 한데, 소비자들은 이것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저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따라 새로운 판매 전략을 구사했다.그밖에 사회/문화 분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듯 생활/문화의 흐름에 따라 화장품 업계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2013년 상반기를 되돌아보며 뷰티업계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백화점 화장품 매장 재개편
백화점 입점 공식 중 1층은 고가 화장품 매장이 위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금년 상반기 들어 이러한 공식은 깨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고가의 VVIP 화장품 브랜드들이 1층을 벗어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2층으로 이동시켜 ‘노블리티 코스메틱 존’을 따로 구성했다. 대중성 있는 브랜드들은 1층에 남기고 고소득층을 겨냥한 브랜드를 분리하는 전략을 구상한 것이다.
그밖에 롯데백화점은 1층을 그대로 유지하되 저가의 화장품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적극 수용했다. 저가의 색조 브랜드와 로드숍 브랜드는 지하로 자리를 옮기거나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2. 유기농 화장품 논쟁
국내 굵직한 화장품 계열사들이 ‘유기농’ 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값이 비싸더라도 좋은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기 원하고 있다. 올해 유기농 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어떤 기준을 충족시킨 것을 유기농 화장품이라 부를 수 있는지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기농 표시 위반, 허위 및 과장광고로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나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수입 제품도 성분 표시 등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는 현재 유기농 화장품이라 부를 수 있는 정확한 기준과 제품을 관리하는 제도, 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할 만한 인증기관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 표준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국내 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3. 화장품도 ‘힐링’
대한민국은 올 상반기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힐링’에 푹 빠져 지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화장품 업계에서도 ‘힐링’을 위한 향수, 향초, 에센셜 오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였다.
백화점은 천연향료를 사용한 고급스럽고 값비싼 해외 수입 향수 브랜드를 들여와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실제로 일반 향수 브랜드에 비해 천연성분을 앞세운 해외 수입 브랜드는 40~60%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향수 외에 힐링 테라피의 목적으로 ‘향초’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향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배우 전지현이 결혼식 답례품으로 딥디크 향초를 나눠준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길어지는 불황에 비교적 저렴하게 인테리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20~30대 여성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4. 드럭스토어의 양산
약국 입점 형태의 드럭스토어는 화장품과 식품, 음료, 헬스용품, 잡화 등을 판매하는 헬스, 뷰티 케어 숍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CJ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GS왓슨스, 신세계의 분스에 이어 최근에는 롯데가 롭스를 새롭게 론칭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드럭스토어의 매출 규모는 2012년 기준 4,500억 원에 달하며 입점 브랜드 수는 최대 800개, 품목은 1만여 개를 넘기고 있다. 이들은 헤어제품과 헬스 케어 제품을 두루 갖추고 최근에는 자사 개발 제품인 PB 영역까지 손을 뻗는 상황이며 특정 브랜드를 독점 공급하는 추세다.
경기 불황으로 로드숍과 마찬가지로 지속해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커지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늘어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양산된 드럭스토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