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소비로 본 최고의 칭찬 “어려 보이시네요”
- 입력 2013. 06.18. 11:57:15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나이가 들수록 최고의 칭찬은 ‘동안’일까.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보이려는 소비트렌드 ‘다운에이징(down-aging)’이 패션가에 불고 있다. 본래 다운에이징은 ‘안티에이징(anti-aging)’과 함께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를 갖고 싶어하는 중년층 이상의 기능성 뷰티 제품 선호 경향을 가리켰다.최근 젊음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4050세대가 증가하면서 다운에이징이 패션계로 확장되고 있다. 다운에이징은 젊어 보이고 싶거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욕망 탓인 연령파괴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명동, 압구정 등 패션거리 SPA 매장에 가면 파마머리를 한 중년 여성들이 바구니를 든 채 쇼핑에 한창이다.
전통적인 4050세대의 패션 소비는 단조로움 그 자체였다. 중장년층 대상의 기성복 판매업체들도 무난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기능성을 강조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년층은 스트라이프 아이템, 비비드 컬러 등 유행하는 옷을 사며 나이보다 젊어 보이게 스타일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50대 인구의 비중은 13.7%를 넘어섰고,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국내 전체 소비의 2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를 맞아 소비 생활을 주도하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젊은 소비 성향이 있는 중노년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TV 홈쇼핑으로 스타일링 수업까지
1995년 TV 홈쇼핑이 국내에서 처음 시작될 무렵 주요 소비자는 30-40대 주부층이었다. 10여 년이 지나 중장년층이 된 이들은 여전히 홈쇼핑 삼매경이다. 다만 구매하는 주요 품목은 생활용품에서 뷰티, 패션 상품으로 변화했다. 이에 홈쇼핑사의 마케팅 전략에도 다운에이징 트렌드는 중요해 졌다.
주요 홈쇼핑사들은 중년층의 지갑을 열기 위해 패션 전문 프로그램을 통해 중년 여성들에게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과 스타일링 비법을 전하는가 하면, 방송에서 패션모델 출신 쇼호스트 등 전문가들이 제품의 활용법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또한 신상품을 일일이 스타일링하기 어려워하는 중장년층 고객들을 위해 세 개 이상의 아이템을 묶어서 팔기도 한다.
이러한 마케팅에서 주목할 점은 최신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을 위주로 소개함에도 구매 고객층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방송에서 매진을 기록한 제깅스의 경우 구매자의 40%는 중년이었다. 해당 홈쇼핑 측은 신세대가 선호하는 스키니진에 착용감을 더한 제깅스의 매출은 20대를 따라 하고 싶은 중년 여성들의 심리의 나타낸다고 분석하고 있다.
편집숍, 20대가 간다면 나도
백화점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동대문에서 유명세를 탄 한 패션브랜드는 서울 소공동의 한 백화점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개설됐다. 현재 전체 고객 중 40대의 비중이 30%에 이른다. 2030세대를 겨냥한 백화점 내 한 속옷브랜드 역시 5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월평균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말 영등포에 추가로 매장을 열였다.
반면 ‘실버 기프트 편집숍’은 문을 닫는 추세다. 2011년 실버산업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건강보조식품과 의료용품, 가발 등 패션용품을 한데 모아 한 백화점에 문을 연 편집숍은 판매 저조로 없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5060세대들은 대놓고 실버용품을 파는 매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SPA브랜드로 향하는 ‘흰머리 청춘’
SPA브랜드들은 트렌디한 패션을 중저가로 구매할 수 있기에 20-30대에게 인기를 더하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소비층이 4050세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의 한 카드사가 920만 회원들의 패션 부문 결제 데이터를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SPA브랜드 매출이 1분기 기준 전년 대비 30% 증가했는데, 40대 이상 여성 의류관련 매출 가운데 SPA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에 달한 것이다.
한 패션브랜드 관계자는 “다양한 대중문화의 유입과 경제사회적 성장을 경험한 요즘의 4050세대는 이전 세대와 전혀 다른 패션 취향을 보인다”라며 “이들이 젊은 세대의 패션에 관심이 많은 만큼, 유행을 따르면서도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편안한 스타일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nmk.co.kr/ 사진=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