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먹어도 살찐다면 ‘비만세균’ 의심하기
입력 2013. 06.18. 12:03:37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다이어터에게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는 말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말로 통한다.
체중 감량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식이요법은 땀을 흘리는 격한 운동만큼이나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들보다 음식을 적게 먹었는데도 남보다 쉽게 살이 찌는 경우라면 스트레스 받는 것은 당연할 터.
이런 현상은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겐 꿈에서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일종의 ‘저주’로 통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가능하다는 학술연구가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최근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학 연구팀이 비만 세균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을 더 많이 찌게 한다고 밝힌 것. 비만세균의 정체는 엔테로박터와 메타노브레비박터 스미시다.
엔테로박터는 장 내부에 존재하는 균으로 신진대사를 방해해 몸속에 지방이 쌓이도록 유도하는 세균이다. 메타노브레비박터 스미시는 소화활동을 조절하는 수소를 잡아먹어 과도한 소화와 섭취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인구의 20~30%가 이 세균들의 영향으로 살이 찌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 세균을 제거하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써 뷰티업계와 다이어트 업계는 비만 세균을 억제하거나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을 소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06년 네이처지에도 이와 비슷한 논문이 실린 바 있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이 뚱뚱한 쥐와 마른 쥐의 장 안에 사는 균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달랐다는 것이다.
이로써 비만인 사람과 정상 체중인 사람의 장 세균 분포가 다르다는 결과에 이르렀다. 정상 체중인 사람은 장 속에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라는 균의 비중이 높았고 비만인 사람은 피르미쿠테스(Firmicutes)균의 분포가 더 높았다. 피르미쿠테스 균은 섭취한 음식을 대부분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
미국 메이요 대학에서는 쥐에게 실험을 한 결과, 피르미쿠테스를 주입한 쥐는 똑같은 양의 먹이를 먹고도 장에 세균이 없는 쥐보다 살이 1.5배나 더 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이 균은 장에서 활발하게 번식해 그 수가 많아지면 당뇨병까지 일으킨다는 뉴욕 대학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이런 비만 세균들이 생존력이 강해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주로 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는 것이다. 아직 이 비만세균에 대한 뚜렷한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조금 먹고 살찌는 것에 대해 무조건 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정할 수는 없을 듯하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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