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상류층, 현실은 짝퉁 명품[10대의 문제적 소비⑤]
입력 2013. 06.21. 18:50:55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기억하는지. 사립고에 다니게 된 세탁소집 딸이 상류층의 부잣집 도련님들과의 사랑을 그린 10대 버전 신데렐라 드라마는 일본 만화가 원작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에도 불구하고 당시 각종 ‘F4’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모았다.
현실 속 F4는 어떤 모습일까? 요트 선수로 활동 중인 박모군(18)은 “평소 친구들과 요트 타는 것이 취미”라고 말했다. 요트 선수가 처음부터 꿈인 것은 아니었지만 별 무리 없이 요트를 접하고 선수 활동까지 하게 됐다는 그. 여름이면 대회를 위해 훈련 기간을 갖기는 하지만 선수로서의 스트레스보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10대임에도 사업자로 등록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군(18)은 사업의 재미에 푹 빠졌다. 그는 “10대에 창업해서 억대 매출 올리는 친구들 보면 나도 곧 그렇게 될 것 같다”며, “더 일찍 시작하는 애들도 많고 더 많이 버는 애들도 많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 조금씩 매출을 올리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는 그는 현재 사업 덕분에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위와 같이 10대들은 예전과는 다른 럭셔리한 삶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F4와 닮은 삶을 사는 10대는 소수에 불과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10대들이 이런 부류의 삶을 추구하며 표방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최근 이모군(18)은 동대문 야시장에서 자스페로 시계를 구입했다. 물론 이 제품은 ‘짝퉁’이다. 정가로 구입했을 시 80만원을 호가하는 이 명품 시계를 동대문에서 단 3만원에 구입했다. 그는 한 연예인이 드라마에서 착용한 이후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을 해서 구매를 결심했다며 “친구를 통해서 소개받았는데, 솔직히 정품이면 좋지만 짝퉁 티만 안 나면 괜찮을 것 같아서 샀어요. 등골 브레이커보다 이게 낫죠”라고 말했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군(19)은 최근 멀티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미성년자는 고용하지 않는 점주에게 부탁해 어렵게 구한 아르바이트라고. 옷을 좋아해서 일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그는 “멀티숍 직원은 직원 할인이 40% 적용돼 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트루릴리젼 스티치 진이나 아베크롬비 같은 브랜드는 아는 사람들은 옷 모델만 봐도 가격대를 알기 때문에 디자인보다도 고가 제품을 선호한다”며, “돌려 입으려면 4~5벌이 필요한데 옷값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10대들은 사회, 성인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면 또래 집단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또래 집단 사이의 과시욕구는 청소년들의 위와 같은 명품 소비, 고가 소비를 부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남자 청소년의 경우 여자 청소년보다 집단적인 성향과 과시욕이 더 강해 명품 소비에 더욱 집착한다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무리지어 다니는 행동을 통해 남보다 나아보이고 튀어 보이려는 욕구와 동시에 일종의 소속감을 가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행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소비는 아이돌 문화와 인터넷을 통한 얼짱 문화가 발달하며 이들의 행동은 물론 이들이 착용한 옷, 시계 등까지 표방하려는 욕구와도 큰 연관이 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명품 소비가 이어짐에 따라 지출의 통제력을 잃은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소년들이 소비 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교육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KBS2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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