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비만 “많이 바르면 피부도 체해요”
- 입력 2013. 06.22. 10:29:30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좋은 음식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날 수 밖에 없다. 화장품도 마찬가지. 아무리 좋은 성분을 지닌 제품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바르면 아예 안 바르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최근 1인 1식과 같은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피부 건강도 음식 섭취처럼 바르고 쉬는 타임이 필요하다. 365일 내내 화장을 하고 기초케어로 뒤덮인 피부에 휴식을 주는 것이다.어떤 이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피부 금식일’을 갖고 아예 화장품을 바르지 않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대신 세안에 신경을 써서 트러블 안 나게 케어하는 것이다. 다만 얼굴이 땡기거나, 뭐라도 얼굴에 발라야 안심이 된다면 기초 케어 단계를 줄여보는 것도 좋다.
무조건 많이 발라야 피부에 좋다는 편견은 다음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해외로 수출하는 한 국산 화장품은 한글 사용 설명서에 기초 케어 7단계를 추천했지만 영문 사용설명서에는 오로지 2단계 화장품만 바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한국 여성에게 유독 화장품은 많이 발라야 좋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한 수입 화장품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2~3개의 화장품을 쓰는 반면 일본은 6~7개, 한국은 그보다 많은 8개가 평균 화장품 사용 개수다.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성인 여성의 평균치를 따져보아도 전체 하루 평균 4~5개지만, 한국 30대 여성은 무려 15개까지 바르는 경우가 있다. 스킨과 로션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능성 제품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를 체크하고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 올바르다.
업계 관계자는 피부가 스펀지가 아닌지라 피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일정량이 있는데, 너무 많이 바르면 나머지는 흡수를 못한다고 얘기한다. 오히려 화장품 속 유분기가 과해 피부 트러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브랜드에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그리고 한국 여성의 인식 때문에 결국 브랜드에서는 같은 라인이 여러 제품을 추천하게 된다고 전했다.
지금이라도 화장품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기초제품을 바를 때는 자신의 피부문제점에 맞는 최소한의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내 피부를 위한 진짜 올바른 길이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