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쿨비즈와 춤을’ 공무원들이여, 반바지도 정말 괜찮아?
- 입력 2013. 06.22. 13:51:24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청바지를 입고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이제 현실로 다가온, 2000년의 히트곡 ‘Doc와 춤을’의 한 대목이다.
서울시 소속 공무원 김 씨(49)는 매일 아침 고민이다. 20년째 흰색 반팔 셔츠에 검은색 정장바지로 여름을 보냈던 그에게 반바지는 넘어야 할 산이다. 주말에 백화점에서 딸들이 골라준 군청색 반바지를 입었지만, 수북한 다리털을 보는 주변의 눈총에 왠지 더 덥기만 하다.반면 공무원 박 씨(29)는 수퍼 쿨비즈가 썩 마음에 든다. 그동안 딱딱한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는 박 씨를 친구들은 ‘아저씨’라고 놀려댔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노타이에 버뮤다 쇼츠 차림은 ‘천국’이다. 더군다나 최근 남성복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쿨비즈 룩을 출시해 박 씨는 쇼핑 재미까지 톡톡하다.
쿨비즈(Cool Biz)는 ‘시원하다’, ‘멋있다’는 뜻의 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약식표현인 Biz를 합친 표현이다. 여름철 옷차림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자는 쿨비즈 캠페인은 반소매 셔츠, 반바지, 샌들 착용이 원칙이다.
서울시는 실내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6월부터 8월까지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노타이 노재킷’에서 한 발 나아가 가장 무더운 기간에 반바지와 샌들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이 먼저 옷을 벗다’라는 주제로 쿨비즈 패션쇼를 열 정도로 적극적이다.
아울러 지난 10일 서울시는 각 국·실·본부에 ‘2013년 여름철 전력 위기 극복을 위한 복장 지침’을 통보했으며, 해당 공문에는 ‘공공 기관 냉방 기준 온도가 28도로 강화됐고, 피크 시간대 냉방기 가동을 중지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옷차림을 권장했다. 이에 사회 전반적으로 반바지 차림이 일반 근무 복장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단벌신사였던 공무원들에게는 파격적인 복장 지침인 듯하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능률이 오를 것이라는 찬성과 반바지가 공무원의 품위를 해친다는 반대가 엇갈리는 중이다. 아직 새 옷을 갈아입지 못한 서울시청 공무원은 불볕더위에 고통받는 실정이다. 사무실 기준 온도가 28도라지만 햇빛이 들면 30도를 넘나들기 일쑤기 때문.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던가. 습관이 돼 버린, 누군가 나를 가볍게 볼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나를 위해서라도 내려놓을 때다. 늘 입던 정장 차림에서 짧은 바지로 시원하게, 구두는 밝은 컬러로 젊어 보이게, 가방은 백팩으로 어깨를 보호하며 이전보다 젊고 건강해지기 위한 ‘터닝 포인트’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실제로 한 연구결과 넥타이만 풀어도 체감 온도가 2도가량 내려간다고 밝혀졌다
13년 전, DJ DOC이 목청껏 노래하지 않았던가.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