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돌체앤가바나, 이번엔 ‘스트립 쇼’
입력 2013. 06.24. 09:59:19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올 시즌 돌체앤가바나에게 액(厄)이라도 낀 걸까.
최근 도미니코 돌체(54)와 스테파노 가바나(50)는 조세피난처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인 ‘가도’를 설립해 10억 유로(약 1조 5187억원) 정도를 탈세한 혐의로 징역 1년8개월 형과 벌금 50만 유로(약 7억5900만원)를 각각 선고받았다. (50만 유로의 벌금은 1차 납부분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를 단 이틀 앞두고 이 같은 재판 결과가 발표돼 돌체앤가바나의 컬렉션 참석여부가 우려됐지만 쇼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러나 어렵사리 공개된 컬렉션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쇼 시작 전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이 런웨이에 뛰어든 것이다. 태연하게 런웨이 위에 오른 그는 옷을 모두 벗더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무대를 활보했다. 결국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그의 정체는 컬렉션의 단골손님인 환경 운동가나 동물 보호 단체 일원이 아닌 그저 ‘스트리커’였다.

이처럼 요란했던 오프닝이 지나고 근육질의 모델들이 워킹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관능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레드 수트와 스트라이프 수트 등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녹아든 의상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어 소개된 고대 신화 속 신전과 제우스, 아폴로 등이 그려진 톱과 글래디에이터 샌들 등을 본 관객들은 ‘또 시칠리아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2년 남성복의 시칠리아라인을 출시한 것부터 지난해 민속 무늬를 차용한 S/S 컬렉션과 12세기 몬레알레 성당의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모티브를 얻은 F/W 컬렉션 등 몇 시즌 째 한 가지 콘셉트로 ‘우려먹기식’ 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의 2014 S/S 컬렉션은 브랜드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스타일리시한 의상들로 넘쳐났지만 얼마나 창의적이었으며 신선했는지는 미지수다.
불과 며칠 동안 탈세 혐의로 인한 재판과 스트리커가 망친 컬렉션 등 크고 작은 일을 겪은 돌체앤가바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들의 행보에 패션계가 주목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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