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순서 못 외우는 건, 과연 건망증 때문일까
입력 2013. 06.24. 10:57:39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지난 23일 방송된 SBS ‘맨발의 친구들’에서는 멤버들의 단점을 극복하는 프로젝트가 방송됐다.
이 방송에서 애프터스쿨 유이는 “기억력이 짧아서 대사를 외운 후 촬영이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며 “스무 살이 된 후 예쁘게 꾸미고 싶었지만 화장 순서를 외우지 못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김현중은 “화장품에 번호를 써 놓으면 되지 않느냐”고 조언하자 유이는 해봤지만 중간에 순서를 까먹어 다시 한 적이 있는 등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비단 스스로 건망증이 심하다는 유이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보유한 화장품의 평균 개수가 무려 15개나 된다고 한다. 화장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의 종류도 참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만 나열해보자. 스킨, 로션, 에센스, 수분크림, 아이크림만 해도 벌써 5개다. 여기에 화장품의 흡수율을 높여준다는 부스터와 미스트, 가장 최근에 출시 열풍이 불고 있는 피니셔까지. 여기에 한국인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안티 에이징이나 화이트닝, 안티블라미시 등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고기능성의 영양크림 몇 가지는 기본이다. 여기에 나이트 크림이나 마스크 팩까지. 이 모든 걸 바른다면 유이가 아닌 누구라도 순서를 잊어버리거나 헷갈려할 만하다.
기초화장과 BB크림을 결합한 CC크림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기초화장을 건너 띄고 바로 CC크림을 바르는 이는 거의 없다. 이런 추세다 보니 피부에 집착을 하는 게 아니라 화장품에 집착하는 이들도 생기게 됐다.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보다 고가의 화장품이라면 무조건 바르고 보는 심리가 조성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팔꿈치에 바르는 상황까지 생길까.
유럽 여성은 평균 2~3개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인은 기초화장만 5~7단계를 거친다. 한국인이 피지분비량이 적은 탓을 고려한다고 해도 피부에, 아니 화장품이 과하다는 느낌이 있다.
최근에는 이를 두고 화장품 단계를 줄이자는 얘기가 많다. 게다가 여름이 되면서 겨울에 바르던 스킨케어 단계를 줄이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 그렇다고 7단계 이상을 바르던 사람이 갑자기 1~2개를 바른다면 얼굴이 당기듯 건조한 것은 물론이고 피부 관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터.
그래서 서서히 개수를 줄여나가면서 에센스나 크림 타입 중 나에게 꼭 필요한 성분과 종류를 가려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짓수에 집착하기보다 중복되는 성분과 제품 속 넘치는 유분기를 줄여나간다고 생각하고 화장품 단계를 조금씩 간소화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 이상 화장품 순서를 잊어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혜선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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