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용실에는 28가지 고르는 재미가 있다[북한미용법②]
- 입력 2013. 06.24. 11:56:08
-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북한 미용실에는 벽에 큰 매뉴얼이 붙어있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가능한 헤어스타일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사회주의적 단정한 모발 표준’을 규정해 미용실 벽에는 당국의 공식 승인을 받은 머리모양 포스터가 걸려 있다. 이 포스터 내용대로 여성 18가지, 남성 10가지로 총 28개의 헤어스타일 안에서 선택하도록 돼있다. 그나마 머리 길이와 가르마 방향은 선택이 가능하다.여성들의 청순한 긴 생머리나 웨이브 펌은 북한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스타일이다. 염색 또한 북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한복 차림에는 단정하게 보이도록 가지런한 헤어스타일을, 정장과 같은 양식 복장에는 웨이브형 헤어스타일이나 약한 파마 스타일로 변형을 줄 수 있다.
북한의 기혼 여성들은 다소 짧은 머리 스타일이나 볶은 머리에서 약간의 변형을 주는 스타일이며, 미혼 여성들은 머리를 땋거나 리본으로 묶는 등 발랄한 이미지를 살려 스타일링하는 편이다.
북한 남성들은 머리카락 길이가 5㎝를 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15일마다 이발관에 가서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은 국가에서 서구의 풍조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스타일’로 선택의 폭을 좁힌 것.
종편방송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탈북 여성들은 ‘어서오세요 머리’와 ‘어서가세요 머리’가 있다고 말했다. ‘어서오세요 머리’는 앞머리를 이마 안쪽으로 동그랗게 만 머리이며, ‘어서가세요 머리’는 앞머리를 윗방향으로 부풀린 머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여학생들은 웨이브 효과를 주기위해 젓가락을 달궈 머리를 말기도 하고, 머리를 땋고 하루 동안 방치한 뒤 풀기도 한다고 전했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서는 “북한의 신문과 라디오에서는 항상 머리를 단정히 하고 옷을 간편하게 입자는 내용을 강조한다”면서 “머리를 기르면 뇌의 에너지가 빠져나오고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보도대로 북한 관영 TV는 지난 2005년 '사회주의 삶에 맞도록 머리를 짧게 자르자'라는 제목의 5부작을 방영한 바 있다.
반면 북한 김정은 옆머리를 짧게 밀어버린 언더컷 스타일로 북한에서 규정한 헤어스타일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50~60년대의 김일성과 닮은 김정은이 더 유사한 외모를 위해 언더컷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역시 김정은과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여성들의 일반적인 헤어스타일과는 차이를 보이는 진보적인 헤어스타일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에 외신에서는 북한의 젊은 여성들의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사이트,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조선중앙통신 배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