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쇼걸시대’ 누가 노출의 덫에 빠뜨렸나…
입력 2013. 06.25. 12:21:59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25일 가수 이승철은 자신의 트위터에 “민다리에, 티저팬티에, 착시의상 등 이런 식으로 활동시키는 건 옳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여성 가수 및 걸그룹의 노골적인 패션에 대한 쓴소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걸그룹의 컴백공식은 ‘노출패션’이 됐다. 베드걸 팬티 이효리, 수영복 씨엘, 마릴린먼로 춤의 달샤벳까지 연이은 섹시가수의 컴백으로 하루도 섹시 코드를 피해 갈 수 없다. 선정적인 패션이 즐비한 가요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내가 왜 대낮에 남의 여자의 속옷을 봐야 하느냐”, “부모님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 “보기 민망할 정도”라는 등 우려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문제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면 한 달 후에나 답변을 메일로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1차적으로 지상파 쇼 프로그램 중심으로 자율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출 의상을 선보인 씨엘의 방송에 대한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심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니 올 여름 노출 행진을 당장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제(24일)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걸스데이는 나체에 문신을 새긴 듯한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킨톤 원피스를 착용한 멤버 유라는 옆태를 과시하며 노래를 불렀지만, 보는 이는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나체를 보는 듯한 룩에 먼저 시선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영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는 타이트한 패션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걸그룹은 패션 뿐만 아니라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안무 동작, 직접적인 노랫말로 삼위일체를 보여준다. 달샤벳의 ‘내 다리를 봐’는 SBS 심의처로부터 방송불가 판정을 받고 가사를 수정했다. “넌 언제 진도 나갈거니”, “취해도 집에 가고”, “너 남자 맞니 혹시 너 쑥스러운 거니” 세 부분이 문제였다.

애프터스쿨은 숏팬츠를 입고 동작이 큰 폴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춤을 출 때마다 봉이 흔들리는 위험천만한 광경과 얼마 전 나나의 추락 사고 등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노력에도 노래 ‘첫사랑’과 ‘봉춤’의 연결고리는 희미해 보인다. 사실 봉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남성전용 클럽에서 쇼걸들이 췄던 춤이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걸그룹의 스타일리스트는 “수많은 그룹이 쏟아지기 때문에 더 파격적인 스타일을 연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치마는 짧을수록 좋고, 안 입은 것 같은 룩이 더욱 화제를 끌 수 있어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걸그룹의 노출은 ‘아름다움’보다는 ‘충격’에 가깝다. 물론 가수들의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순 없지만 섹시 코드가 노래와 연결된 게 아니라면 위험하다. 그들의 활동이 팬들에게 애창곡이 아니라 ‘노래하는 쇼걸’의 퍼포먼스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더위가 강해질수록, 걸그룹의 노출패션은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시키는 이, 보여주는 이, 보는 이의 먹이사슬의 관계에서 악인은 없다. 그럼에도 ‘노출의 덫’에서 벗어나는 길은 맛깔 나는 음악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퍼포먼스는 맛있는 음악 위에 뿌려지는 고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음악을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눈으로 소비하는 시대가 온 것은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티브이데일리, 영화 ‘쇼걸’ 스틸컷, SBS 방송화면 캡처, 걸스데이 뮤직비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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