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VVIP 10대 “어른들 격 떨어진다” [10대의 문제적 소비⑦]
입력 2013. 06.26. 11:43:44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얼마 전 tvN 토크쇼 ‘화성인 바이러스’에 소비 상위 1%를 꿈꾸는 고등학생 커플 양홍희 군과 강하림 양이 출연한 적이 있다. 이들은 일반 학생들과의 비교를 거부하며 자신들을 ‘신흥 귀족’이라고 칭했다.
이들의 패션은 언뜻 보기에 여느 10대와 비슷해 보였으나, 실제로는 4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진에 100만원 가까이하는 가방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두 사람은 명품 패션만을 고집하며 품위 유지비로 한 달에 150만원을 쓴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들은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급이 다르다.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입는 것이든 먹는 것이든 더 품격 있게 놀기 때문에 동급으로 취급받는 것이 불쾌하다”고 소비 습관에 대해 거침없이 털어놨다.
사실 화성인이 착용한 가방은 청소년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다. 아이돌 스타 지드래곤의 가방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고, 해당 브랜드는 몇 년 전부터 스터드를 장식하거나 곰 인형을 다는 등 젊은 감성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장난스럽고 익살스러운 눈 모양의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출시해 10대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위의 M 브랜드 관계자는 “익살스러운 프린트가 있기는 하지만 딱히 10대를 겨냥한 제품은 아니다.”며 그 근거로 “가격대가 백 팩은 90만원 정도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주 소비층으로 삼는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초대받지 못한 손님’ 10대는 왜 명품을 탐내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10대가 전체 인구의 14%로 큰 비중의 소비 시장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패션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 욕구를 채우지 못한 청소년에게 한 세대 위의 패션 시장은 화려하고 빛날 수 밖에 없다.

브랜드 차원에서도 굳이 사겠다는 고객을 말릴 이유는 없다. 일부 학생들은 값비싼 명품에 대한 욕구를 작은 아이템으로 풀기도 한다. 비교적 저렴한 액세서리 라인과 소품은 10대에게 ‘효자 아이템’이 되는 것이다.
G 브랜드 관계자는 “10대는 대체로 럭셔리 제품 중에서도 엔트리 아이템을 사는 편”이라며 “특히 휴대폰 액세서리, 열쇠 고리, 선글라스 등 로고가 눈에 띄는 아이템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청담동 명품 거리에 있는 한 편집숍 직원은 “10대에게 세인트 제임스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꼼데가르송 플레이 라인, 랄프로렌 키즈 라인 등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것은 10대들이 디자인이 훌륭하고 품질이 뛰어나서 명품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명품을 소유하는 데 의의를 둔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심리는 패션의 기능에 바탕을 두고 해석해 볼 수 있다. 패션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며, 다른 사람에게 어떤 대접을 받고 싶은지를 표현하는 1차적 수단이기도 하다. 10대 명품족은 자신을 귀족으로 여기고 타인에게도 귀족 대우를 바라는 것이다. 또 자아가 불완전한 10대들이 마치 자신의 '룩'을 바꾸면 자신의 정신, 감성도 발전한다고 느껴 이와 같은 귀족 소비에 집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패션 학자 브루노 르마우리는 '패션은 욕망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10대들의 신흥 명품 소비를 봤을 때, 지금 우리의 10대들은 품격 있는 꿈과 정신을 키우기보다는 고가의 패션으로 품격의 가치를 대신하고 있는 듯해 아쉬움을 남긴다.
[매경닷컴 MK패션 김지은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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