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승원 “‘손가락 메이크업’의 시작은 바로 나!” [인터뷰]
- 입력 2013. 06.28. 10:37:23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저 사실 제대로 된 메이크업 강의는 3시간 정도 배운 것이 전부에요. 메이크업의 길로 들어서면서 처음 취직한 곳이 방송국 분장실이었거든요. 아나운서들이 제 메이크업 받고 난 다음에 다시 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무조건 기회만 생기면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쉽고 빠르게 누구든 따라 할 수 있는 손가락 메이크업을 만들어낸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승원을 만났다. 실력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기까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 그는 많은 학생들의 ‘멘토’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화장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며 근황을 알렸다.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그의 프로필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지방 국립대 출신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D의 아티스트로 활동하기까지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브랜드 D에서 시범적으로 아시아 직원을 대상으로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뽑았어요. 당시 저는 메이크업 트레이너로 활동했어요. 아티스트가 아니었죠. 하지만 대만 측에서 저를 초청해서 한국 대표로 선발돼 대만에 가게 됐어요. 저는 그곳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했었어요. 회사 측에서는 빨간색 같은 짙은 컬러를 사용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저는 오기가 생겨서 빨간색을 집어 들고 메이크업을 시작했어요. 거기에 ‘이렇게 하면 예뻐질 수 있어요. 이렇게 해보세요’ 라며 스스로 메이크업 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대성공이었죠“
대만에서의 메이크업 퍼포먼스는 그를 일명 ‘코리안 미스터 킴’으로 불리게 했다. 아티스트 자격으로 참석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결단력과 자신감으로 단박에 관계자 눈에 띄게 된 것이다. 아시아 총괄 매니저의 추천 아래에 그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투어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
김승원이라고 하면 대체로 ‘손가락으로 메이크업하는 아티스트’로 떠올리곤 한다. 그는 그가 남자기 때문에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효과적으로 메이크업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많은 화장품들을 손등에 덜어보고 손가락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그 특징을 익혔다고.
“메이크업은 제품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요. 다양한 방법으로 칠해보고 난 후 제가 발견한 것이 바로 ‘손가락 메이크업’이에요. 누구나 할 수 있으면서 어렵지도 않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브러시를 못쓰는 것은 아니에요.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메이크업 도구를 선택할 수 있는 단계로 올라 선 것입니다”
손가락으로 메이크업을 한다고 해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는 비판적인 시선을 받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실전에서 부딪혀 자신이 터득한 스킬이기 때문에 기죽기보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고.
‘대중적인 이미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에서도 대중적인 편에 속한다. 몇 몇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케이블 채널에 출연 중이지만 그는 지상파 방송 출연 빈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그는 강연 위주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늘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당신도 이렇게 하면 쉽게 메이크업 하면서 예쁘게 될 수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제 사인에는 늘 ‘언제나 행복하세요’라는 텍스트가 들어가는데요. 여성은 스스로 메이크업하면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느끼면서 즐겁고 행복해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또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고객에게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전달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에게는 또 한가지 메이크업 철학이 있다. ‘고객 1명을 만족시키는 아티스트가 되자’라는 것이다. 만나는 모든 고객의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메이크업을 받는 한 명 한 명의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큰 의미가 담긴 것이다.
‘김승원’만의 시그니처 룩
그는 인터뷰 장소에 슬림한 핏의 블랙 수트와 블랙 타이의 정갈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티비 프로그램에도 늘 블랙 수트와 타이차림이니 이만하면 그의 ‘시그니처 룩’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저도 사실 늘 같은 스타일의 옷 지겨운데요. 딴사람이 볼 때 ‘맨날 저거 왜 입지. 왜 저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의 이런 스타일은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갖기 위함이에요. 또 하나는 ‘각인’. 방송을 여러 번 하지 않아도 마치 여러 번 본 것처럼 사람들이 저를 잘 알아봐요”
이러한 김승원 스타일은 그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화장품 브랜드와 후배 양성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프로페셔널 아티스트 과정을 같이 녹여낼 생각이라고 한다.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는 어느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각인시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늘 자신감 있는 자세로 실전에 부딪혀가며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승원’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알려왔다고 자부하는 김승원. 앞으로 그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새롭게 시도하고 일구어나갈 꿈의 스토리도 궁금해진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