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의 웨딩드레스 모독 논란 “성의 저항인가 성의 도착인가”
입력 2013. 06.28. 11:48:51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의복으로 성을 구분하는 사회 틀을 깨고파 드레스를 입었다. …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잣대가 의복이다. 그 의복으로 특히 여성의 몸을 제한하기 때문에 그 틀 자체를 웨딩 사진을 통해서 깨고 싶었다. … 여장을 한 것이 아니라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것이다. 여성이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바지를 입는 것을 허용했다. 이후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여성성에 대한 혐오다. 우리를 통해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었다”
유명 감독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김조광수는 웨딩 사진을 공개하면서 “의복으로 성을 구분하는 사회의 틀을 깨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날렸다.
동성애자 즉 게이라는 수식어 앞에 항상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온 김조광수는 작품을 통해 사회적으로 소외된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꾸준히 담아내는 의미 있는 행보를 해왔다. 그러나 동반자가 될 김승환과 함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게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우리 만치 대중과 깊게 교감해온 그의 그 동안 행보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조광수와 김승환의 웨딩드레스는 여성적인 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김승환은 어깨와 가슴을 드러내며 노출을 감행했다. 거기에 유난히 도드라지게 드러난 가슴의 볼륨과 잔 웨이브로 로맨틱하게 부풀려 한쪽 어깨를 살짝 덮듯 묶은 헤어 스타일까지 수줍은 신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김조광수는 브이넥과 가슴선을 강조한 절개와 주름, 어깨를 살짝 덮은 캡 소매로 상체의 볼륨을 드러냈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와 화관을 더해 전체적으로 우아한 선을 강조했다. 김조광수는 드레스에 대한 무한동경을 품어온 신부의 흥분과 기쁨이 표정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김수진은 "김조광수씨는 파프타 소재의 어깨를 감싸는 브이넥스타일로 심플하게 드레이프를 잡아서 자신의 체형을 커버했고, 김승환씨는 실크소재를 선택, 탑 머메이드라인으로 마른체형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꿈꿔 왔을 듯한 이 커플은 탁월한 웨딩드레스 컨셉으로 웨딩스타일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시선으로도 이들이 웨딩드레스는 여성의 동경을 담아낸 듯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여성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바지를 입은 것을 허용했다”라고 말하면서 드레스를 입은 이유를 설명한 김조광수의 표현대로라면 여성 역시 남성의 성기와 유사한 보형물과 함께 바지를 착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디자이너들은 컬렉션을 통해 남성 모델들에게 치마를 입히고 레이스 보디수트를 입히는 패셔너블한 시도를 해왔다. 유명 패션디자이너이면서 게이이기도 한 마크제이콥스는 공식석상에 자주 치마를 입고 등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와 김조광수 커플의 드레스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런웨이를 걷는 남성모델의 레이스 보디수트와 마크제이콥스가 입은 스커트가 여성성의 상징인 드레스코드로 비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극히 자연스럽고 옷이 더 이상 성적 구분의 상징이 아님을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마크제이콥스는 털과 다리 근육을 그대로 드러내고 전형적인 남성 구두나 워커와 함께 거친 양말까지 남성 특유의 복장코드에 스커트를 입는 성을 초월한 스타일링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김조광수와 김승환 커플의 웨딩드레스는 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여성성을 동경한 의식적 행동으로 비춰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감정의 안쪽’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김태형은 “동성애로서 사회적 시선에 당당하다면 굳이 여성성의 상징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동성애의 경우 여성성에 대한 집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 순수한 동성애 라기 보다 이성애의 장애로 여성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남성을 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성애 자체가 굉장히 복잡 미묘한 만큼 하나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임상심리학에서 동성애는 정신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측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이 경우 어린 시절 경험들이 미치는 영향을 원인으로 보는 데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욱이 김조광수가 커밍아웃을 통해 게이임을 밝혀온 만큼 웨딩드레스 사진 하나만으로 심리상태를 설명할 수는 없다”라며 조심스럽게 견해를 전했다.
사람들에게는 모두 인정욕구가 있다. 특히 동성애자들의 경우 이같은 인정욕구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타인의 시선을 불편하게 하는 듯한 행동은 뭔가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인만큼 좀더 자연스럽게 서로를 향한 사랑을 진정성있게 담아내는 행위가 오히려 이성애자 사회에 던지는 확실한 메시지는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마크제이콥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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