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판매원 말만 믿었다가…
- 입력 2013. 06.29. 14:05:53
-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방학이 시작되며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가 제철을 맞이했다. 방학 중 아르바이트로 화장품 로드숍을 선택하는 학생들 또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만큼 거리의 화장품 로드숍은 포화 상태다. 이미 이런 풍경이 익숙하다는 듯 그에 따른 수요도 공급처를 따라가기 바쁘다.화장품이라는 전문 분야임에도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주된 업무는 매장 관리, 물품 진열이다. 때문에 고용주는 구직자에게 화장품에 대한 전문 지식보다는 성실함과 상냥한 미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화장품 가게에서 화장품 상담을 해주는 사원들은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혹은 화장품 판매업의 연차가 쌓인 직원이 대부분이다.
한 매장에 들어가 기초 라인에 대해 ‘어떻냐’는 간단한 질문을 해봤다. “직접 쓰고 있는 상품이다. 개인적으로 미백 라인보다 보습 라인이 괜찮다.”는 비전문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파라벤 성분에 피부염을 앓은 적이 있다. 메틸 파라벤이면 독성이 더 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앳된 얼굴의 판매 사원은 ‘잠시만 기다리라’며 자리를 어물쩍 떠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다시 돌아온 이 사원은 점장을 대동해 재차 질문에 대해 다시 묻고 결국에는 화장품 판매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파라벤은 화장품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부제이다. 대단한 질문을 한 것도 아닌데 화장품을 파는 사원이 화장품 성분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피부상담이 어려운 실정이다.
자신의 피부 타입을 잘 모르는 10대 소비자의 경우 특히 혼란을 겪는 것으로 보였다. 로드숍을 방문한 한 10대 소비자는 “원래 사려던 것은 이게 아닌데 화장품 가게 언니가 좋다고 하니까 사게 됐어요. 뭐가 좋다고 했냐면 촉촉하고 바르기 무난하다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잘못된 제품 권유로 피부 트러블 및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커뮤니티에 “피부가 예민하다고 말했지만 괜찮다는 권유에 믿고 구매했다.”며, “피부 트러블이 심해져 피부과를 다니고 있지만 보상 받을 방법이 없다.”며 하소연했다.
일부 대기업 외에 브랜드숍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예전부터 이어져왔던 방문 판매부터 백화점, 브랜드숍까지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하고 있는 판매 사원들을 단순 서비스 종사자로 인식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판매 사원을 서비스 종사자를 넘어 전문 지식이 필요한 전문가로 인정하고, 관련 업무에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전문가 육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MK패션 백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