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의 어색하지 않은 사복패션 `군복은 무대의상이니까`
입력 2013. 07.03. 18:36:29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지난달 25일 방송된 SBS ‘현장21’에서는 연예병사들의 실태가 낱낱이 고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세븐과 상추가 공연이 끝난 후 외부에서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를 전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세븐은 검은색 반바지에 회색 후드티셔츠와 검은색 모자를, 상추는 검은색 반바지에 녹색 티셔츠와 캐주얼 모자를 착용했다.
이후 국방부의 현장검증이 있던 지난 2일 세븐은 어김없이 사복차림으로 나타났다. 전투복을 단정하게 입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그는 흰색 바지에 회색 티셔츠를 입고 검은색 모자를 눌러써 민간인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안마시술소를 방문할 당시 입었던 옷과 같은 복장도 아니었다. 블레임룩을 의식했다고 보기에도 지극히 평범한 복장이었다. 현장검증에서조차 사복을 착용한 그의 모습은 연예병사에 대한 대중의 비난을 증폭시켰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병사들 역시 평상시에 사복을 착용하는 모습 또한 방송을 통해 드러났다. 공연 후 관계자들과 가진 회식자리에서 모든 연예병사는 반바지나 민소매 티셔츠, 모자 등 자신의 옷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들의 휴식공간인 체력단련실에는 마치 드레스룸처럼 자신의 옷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대한민국 60만 국군장병이라면 누구나 두 벌씩 군복을 가지고 있다. 이들 연예병사 역시 군복을 가지고 있다. 연예병사들의 활동무대인 위문열차 홈페이지에는 이들이 다른 사병들과 다름없이 군복을 멀쩡히 입고 열정적으로 공연에 임하는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군대에서는 전투복뿐만 아니라 정비시간에 입도록 규정된 의복이 제공된다. 속옷, 양말부터 트레이닝복, 반바지, 활동화까지 모든 것이 규정대로 공평하게 지급되고 이외의 복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예병사들은 전투복 외에 다른 의복은 분실했거나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버려뒀음을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옷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표현한다. 어떤 옷을 어떻게 입었느냐에 따라서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심리 상태를 유추할 수 있다. 군인, 경찰 등이 입는 제복은 사회적 역할을 말해준다. 또한 소속감을 부여하기도 한다.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이 자행돼 왔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사복착용이 묵인됐기 때문이다. 평상시 사복을 입는 그들에게 군복무는 군인들의 흥을 돋우는 광대 역활을 하는 봉사활동이며 그들에게 전투복은 단지 무대 의상에 불과하다. 사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착용하는 이들이나 이를 허용한 국방홍보원은 착각의 늪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군복에도 패션이 숨어 있다. 일반 장병들은 다림질로 전투복 각을 잡는다. 진급을 할 때마다 등 뒤와 가슴 부위, 정강이 부분에 종잇장도 썰릴 듯한 여러 개의 줄을 만든다. 규정에는 어긋나지만 인식표를 살짝 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형하기도 한다.
국방홍보원의 한 포스터에는 국군 장병의 군생활을 연예병사들이 함께 한다는 문구가 있다. 진정 함께 하는 것은 사복을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군복의 숨은 패션을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더구나 요즘은 디지털 군복으로 발전해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이 든다. 또한 전투모 대신 베레모가 사용돼 스타일리시하다. 연예병사들에게 기대했던 것은 입대 전이나 입던 사복이 아닌 이러한 전투복을 착용해 충실히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Y-STAR 제공,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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