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라크르와, 초현실주의 패션의 거장 스키아파렐리와 교감하다
입력 2013. 07.04. 11:00:58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지난 1일(현지시각)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오트쿠튀르 컬렉션이 공개됐다.
패스트 패션과 기성복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굳건하게 쿠튀리에의 자존심을 지켜온 그는 지난 2009년 파산 이후에도 프리랜서 활동을 계속하며 부동의 의지를 보여줬다. 그런 크리스찬 라크르와에게 지난 4월 활짝 웃을 일이 생겼으니, 바로 전설적인 쿠튀리에 스키아파렐리의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된 것이다.
토즈 그룹에 의해 리런칭된 스키아파렐리의 예비 수석 디자이너로 존 갈리아노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25년 동안 확고한 쿠튀르 정신을 보여준 크리스찬 라크르와가 최종 낙점됐다.

엘자 스키아파렐리는 1920-30년대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작품에 영감을 얻어 패션에 접목시킨 쿠튀르 디자이너로, 살바도르 달리와 장 콕토 등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장콕토의 드로잉과 르사주 쿠튀르 공방의 자수가 가미된 재킷으로 하나의 미술 작품과 같은 옷을 제작 했다.
그는 플라스틱과 금속 등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소재로 이브닝드레스를 만들고, 강렬하고 매혹적인 ‘쇼킹 핑크’를 자신의 시그니처 컬러로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키아파렐리와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만남은 2013년 상반기 패션계에서 가장 큰 뉴스로 장식됐다.

스키아파렐리의 부활과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컴백을 알린 이번 F/W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전시회 형태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얼리를 부착해 제작한 베레모, 벨트 등의 액세서리부터 동물의 털을 연상시키는 헤어 오브제, 비즈 장식 슈즈 등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이템들을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특히 스키아파렐리의 시그니처 컬러 였던 ‘쇼킹 핑크’의 부활이 눈에 띄었다. 크리스찬 라크르와는 풍성한 퍼가 돋보이는 모자에 강렬한 핑크 컬러를 가미해 도발적인 쿠튀르 작품을 창조했다. 이외에도 그는 최고급 벨벳과 실크 소재 등을 활용한 쿠튀르 의상을 선보이는 등 자신의 감각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절묘하게 혼합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트쿠튀르의 거장 스키아파렐리를 성공적으로 오마주한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2013 F/W 컬렉션은 정성과 전통이 고갈된 패션계에 단비 같은 컬렉션이 아닐 수 없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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