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하지 말고 발명 하라 "상상력은 어디까지?"
입력 2013. 07.05. 10:44:40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빅터 앤 롤프가 지난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13년 만의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였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터 앤 롤프의 이번 컬렉션은 한 가지 컬러와 실크, 네오플랜 등 제한적인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대거 소개했다. 건축적인 디자인과 기이한 패턴의 스티치 디테일 등이 주를 이뤘으며, 의상 대부분 케이프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각자의 룩을 선보인 모델들은 백스테이지로 돌아가지 않고 한 자리에 모여 특이한 자세를 취해 관객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빅터와 롤프는 이들이 입은 옷을 분해해 서로 연결시켰으며, 마침내 21번째 룩이 탄생했다. 총 20벌의 옷이 단 한 벌로 합쳐지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몇몇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패션을 상업적인 도구가 아닌 예술의 관점으로 해석한다. 네덜란드 출신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의 경우, 현대 과학의 신기술을 패션에 접목시켜 기상천외한 쿠튀르 의상을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그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 알렉산더 맥퀸에 몸담았기 때문일까. 그의 스타일은 알렉산더 맥퀸이 생전에 추구했던 그로테스크한 감성과 뛰어난 기술력을 연상시킨다. 그가 만드는 옷은 인체에 내재 돼 있는 장기와 뼈가 밖으로 돌출된 것처럼 표현되고는 한다.
아이리스 반 헤르펜은 2011년 F/W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그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의 뼈대를 그대로 본 딴 드레스를 제작해 신기술의 혁신을 보여줬다.
최근 열린 2013 F/W 오트쿠튀르 컬렉션에서 역시 모델 미조 미할리칙에게 3D 프린터로 인쇄한 골격 모양 드레스를 입혀 주목받았다. 또한 목과 가슴에 녹아내리는 듯한 실리콘을 부착해 기괴한 모습을 연출했다.

터키 출신의 후세인 샬라얀은 가장 기대되는 패션쇼를 선보이는 디자이너 중 하나다. 그는 과학을 패션에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예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로 발명에 가까운 패션을 창조한다. 2007년 그는 옷 내부에 얇고 미세한 LED 전구 수 백 개를 설치해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드레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S/S 컬렉션에서는 모델이 마신 샴페인 잔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카메라를 부착하고, 이를 통해 촬영된 모델의 입과 콧구멍 등을 런웨이 뒤편 스크린에 보이도록 했다. 이에 대해 후세인 샬라얀은 “스스로 바라보는 데 만족하는 갤러리 속 여인들을 조롱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3 F/W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옷으로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드레스’들로 눈길을 끌었다. 모델이 입고 있던 블랙 드레스 단추를 풀자 감춰져 있던 그레이 실크 안감이 흘러내리며 전혀 다른 옷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외에도 미니드레스가 롱드레스으로 변하고, 블랙 재킷이 그래픽 패턴 재킷으로 변하는 등 드라마틱한 패션쇼를 보여줬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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