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맘 vs 솔로녀의 짬짬이 쇼핑 ‘쇼핑의 시간차 공격’
- 입력 2013. 07.05. 15:09:14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불황의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의 삶은 바쁘게 돌아간다. 찰리채플린 ‘모던타임즈’,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자본주의. 굳이 이런 사회적 장치들을 언급하지 않아도 거대한 톱니바퀴를 이루는 하나의 톱니로서 결코 여유롭지 못한 일상은 누구에게나 똑같다.짝 짓기에 성공한 기쁨을 만끽하며 결혼식장으로 들어갔던 유부녀들이나 자유를 외치며 삶을 만끽한다고 자위하는 솔로, 이들 모두 직장인으로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슈퍼우먼에 비견되는 직장맘, 자유라는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버린 솔로녀 이들에게 쇼핑은 답답한 일상에서 순간의 탈출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들이 주중에는 일에, 주말에는 가족이나 취미생활 등에 묶여 정작 여유 있는 쇼핑을 즐길 틈이 없다. 쇼핑은 하고 싶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는 직장인 여성들은 시간을 쪼개서 활용하는 ‘짬짬이 쇼핑’으로 일시적이나 위안을 받는다.
애프터식스 쇼핑족 '저녁시간 활용법'
저녁에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방문하는 애프터 식스 쇼핑족은 바쁜 일상이 만들어낸 트렌드이다.
애프터식스 쇼핑은 일명 짬짬이 쇼핑의 가장 클래식 버전으로 주중이나 주말에 퇴근시간 또는 일상이 끝난 이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대략 2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쇼핑이다.
여기서 직장맘과 솔로녀들의 일상이 갈린다. 솔로녀들은 주말 친구들이나 취미생활을 위한 여유를 갖기 위해 주중의 애프터식스 쇼핑을 선호한다. 반면 직장맘들은 퇴근 후 가사일을 해야 하는 중압감 때문에 주중 쇼핑은 생각지도 못하며 주말을 이용하게 되다. 그러나 주말에도 집안일에 쫓길 수밖에 없어 서둘러서 저녁 준비를 마치고 집근처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2시간여 동안의 짬짬이 쇼핑에 최대한 집중한다.
30대 후반의 교직에 종사하는 한 여성은 “주말에도 집안일을 하다보면 저녁에 ‘아차’하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스타킹이 없다거나 꼭 사야하는 신발을 깜빡했을 때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한 후 애들을 남편한테 맞기고 나서야 차를 몰고 백화점에 간다. 간혹 너무 시간이 늦으면 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산다”라고 말했다.
반면 30대 중반의 한 미혼여성은 “주말에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약속이 있거나 야외로 놀러갈 약속이 잡혀있을 때 입고 갈 옷이 없으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요. 그래서 회사 근처에 있는 가로수길이나 백화점을 쇼핑장소로 정해놓고 주중에 주로 쇼핑을 해요. 대신 최대한 시간을 절약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 블로그 또는 브랜드 사이트에 들어가 체크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죠”라며 쇼핑 노하우를 전했다.
이처럼 애프터식스 쇼핑족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마트 쇼핑족 '1석100조 쇼핑법'
21세기와 20세기의 차이는 마트의 있고 없음이다. 21세기가 들어서면서 동네마다 생기기 시작한 마트는 식품 뿐 아니라 리빙, 패션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상품 라인을 갖추고 ‘합리적 토털 쇼핑 스페이스’로 동네 상권을 장악했다.
주중 저녁부터 주말까지 마트 계산대 앞은 항상 몇 미터씩 줄을 서서 평균 10여분 이상을 기다려야지만 물건을 최종적으로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래도 짬짬이 쇼핑으로서 마트만한 장소를 찾기 힘들기에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특히 직장맘들에게 마트는 최적의 쇼핑지이다. 장을 보는 것과 함께 주말 가족 여행에 필요한 기초 준비를 해결할 수 있고, 아이들 유치원이나 학교 준비물까지 다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솔로녀들, 특히 집에서 독립한 솔로녀들은 저렴하게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상품때문에 마트를 찾는다. 리빙이나 홈데코 용품을 살 수 있는 매장이 아직은 많지 않아 마트는 나 홀로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제품을 저렴하고 편하게 고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터치 쇼핑족 '시간 쪼개기 신공'
컴퓨터 시대에는 인터넷을 헤집고 다니면서 쇼핑에 몰두하는 클릭 쇼핑족이 대세였다.
직장맘들은 집안을 모두 마치고 아이까지 재우고 나서 쇼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시쯤에 컴퓨터 앞에 앉아 새벽까지 이러 저리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몇몇은 일하는 시간에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며 쇼핑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도 있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가져다 존 모바일 쇼핑 시대로 접어들면서 출퇴근, 점심시간에 짬짬이 쇼핑이 가능해졌다. 최종 결제 버튼을 터치하기만 하면 모든 쇼핑이 끝나는 터치 쇼핑이 직장맘들의 쇼핑 시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레저플러스 쇼핑족
레저플러스 쇼핑은 주말에 여유롭게 여행지나 교외에서 레저를 즐기면서 쇼핑을 즐기는 것이다. 레저플러스 쇼핑족은 여행지에서 필요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교외에 나가 전시를 보거나 놀이를 즐기고 나서 근처에 있는 아웃렛에서 쇼핑을 한다.
여름휴가를 맞아 제주도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40대 초반 한 여성은 “현지에 도착했는데 애들과 저희 부부 모두 해변에서 신을 신발이 없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근처 마트에 갔더니 플립플랍이 있더라구요. 플립플랍으로 유명한 브랜드라 서울에서도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면 오히려 맞는 사이즈를 사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거기서 식구 수 데로 샀어요. 그리고 신나게 놀았죠”라며 “굳이 출발할 때 모든 물건을 다 챙겨가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산재해 있는 아웃렛몰은 레저플러스 쇼핑족들에게 최강 쇼핑지이다.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 트렌드를 이끈 첼시프리미엄아울렛은 여주에 첫 매장을 오픈했을 때 골프 마니아들이 주중 주말할 것 없이 집중됐다. 골프장이 밀집해 있는 지역적 특성상 골프를 치고 나서 쇼핑을 즐기는 중년층이 몰려 명품 브랜드들이 기록적인 판매율을 올리기도 했다.
신세계와 롯데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은 인근에 헤이리와 출판단지가 있어 가족단위 쇼핑 뿐 아니라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쇼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경기도 소재 아웃렛몰은 인근에 레저가 가능한 지역이 인접해있거나 놀이가 가능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지역적 조건이 전제된다.
직장여성들에게 쇼핑은 자주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옷을 사는 것은 즐겁지만 쇼핑에 할애할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인데 이들의 시간차 공격으로 이뤄지는 짬짬이 쇼핑법은 패션소비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hionmk.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