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만점 마네킹 시대 ‘옷만 걸친다고 다가 아니다’
- 입력 2013. 07.05. 15:49:00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마네킹이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일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영화 ‘쇼퍼홀릭’의 마지막 장면, 쇼핑 중독자 아일라 피셔가 뉴욕의 쇼핑 스트리트를 지나가자 쇼윈도 속 마네킹들이 그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마네킹들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뽐내고, 백을 보여주며 주인공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이처럼 마네킹은 실제로 움직이고 말을 하지 않지만 겉모습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가 자신을 대신해 옷을 입은 마네킹을 보며 대리만족 또는 공감을 느끼기 때문일까. 최근 마네킹은 점점 사람과 비슷해지고 있다. 단순한 옷걸이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포즈와 표정 등으로 최대한 사람에 가까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린 ‘펑크: 카오스 투 쿠튀르’ 전시회는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펑크룩을 대거 선보였다. 펑크가 가치 없는 사람, 젊은 불량배, 애송이, 동성연애자, 농담, 허튼 소리 등 비주류 문화를 뜻하는 만큼 의상을 입은 마네킹 역시 강렬했다.
하나같이 폭탄을 맞은 듯 부푼 가발을 쓴 마네킹들은 저마다 반항적인 포즈로 70년대 펑크록밴드를 연상시킨 것이다. 특히 존 갈리아노가 제작한 팬츠와 셔츠를 입은 마네킹은 욕을 뜻하는 손짓으로 펑크 정신을 표현했다.
마네킹은 보통 이목구비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감정이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명품 매장 쇼윈도 속 마네킹은 입체적인 얼굴형과 또렷한 이목구비로 인해 실제로 메이크업을 한 여성을 연상시켰다. 심지어 눈동자가 한쪽을 가리키고 있는 표정은 지나가는 행인 관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포즈 역시 사람처럼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마네킹이 각광받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매장에 진열된 마네킹은 실감 나는 자세로 사람과 흡사하게 연출됐다.
뛰어난 비율과 몸매를 가진 스타들은 직접 마네킹으로 나서기도 한다. 2011년 모델 지젤 번천은 자신이 런칭한 브랜드 매장 쇼윈도에 들어가 포즈를 취했다. 그는 마네킹으로 연출하기 힘든 포즈와 표정을 선보여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소녀시대는 ‘Gee’ 뮤직비디오에서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마네킹으로 분했다. 그들은 ‘쇼윈도의 조명이 꺼지면 살아 움직이는 마네킹’이라는 콘셉트 아래 깜찍한 모습을 연출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AP 뉴시스, 영화 '쇼퍼홀릭' 스틸컷, 소녀시대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