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패션 트렌드는 의외로 ‘없다’
입력 2013. 07.08. 10:25:27
[도쿄(일본)=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일본의 명품거리 오모테산도, 지긋하게 나이든 할머니가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한 채 록앤롤 무드의 옷을 입고 지나간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분위기다.
코스프레 같은 로리타 패션부터 여름철 군더더기 없이 편하게 입는 것을 지향하는 러프 스타일, 영화 '나나'의 주인공들이 입을 법한 펑키 룩, 아오이 유우의 보헤미안 스타일까지 각양각색의 종잡을 수 없는 패션 문화 집결지인 일본은 개인의 취향을 최우선으로 존중한다.
이에 따라 솟구치는 개인의 개성이 그들의 패션에 적극 영향을 미치는 바람에 일본에는 이렇다 규정지을 트렌드가 없다.
시부야에 데이트를 나온 컬러풀한 러프 패션의 커플에게 최근 일본의 패션, 뷰티 트렌드에 대해 물었다.
“트렌드가 있었나? 사실 일본에는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워낙에 취향이 다양하고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라 남들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편이죠”
트렌드에 대한 그들의 열린 사고방식이 유행에 휘둘리지 않는 다양한 패션 문화를 만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여성들보다 남성들의 패션이 주목할 만하다. 스타일에 대한 제한 없이 시즌 트렌드 개념을 완전히 허물고 있는 분위기다.
수트 차림의 댄디한 남자가 커다란 사이즈의 코걸이를 하고 회의를 하는가 하면 서스펜더를 한 귀여운 소년은 한쪽 귀에 핑클 스타일의 링 귀걸이를 하고 지나간다.
그 밖에도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빈티지 페인팅 치마바지를 입은 남자부터 하이힐과 레깅스 입은 남자도 어렵지 않게 구경할 수 있다.
또 이렇다 할 트렌드는 없지만 한국에 홍대 스타일, 신사동 스타일이 있듯 특징적인 쇼핑 구역에서는 옷을 선택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는 분위기다.
명품 빈티지의 아지트인 시부야 뒷골목에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 빈티지 상품을 깨끗한 퀄리티와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어 지방시, 루부탱, 발맹, 프라다 등 고가의 명품 브랜드로 무장한 이들을 볼 수 있다.
일본판 청담동인 오모테산도는 두 부류의 스타일로 나뉜다. 태생부터 부자인 것 같은 젊은이들이 명품을 휘감고 거닐기도 하지만 레게머리와 피어싱을 한 오리지널 빈티지 룩 사람들도 많다.
불가리, 랑방, 샤넬,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등 백화점에서도 프리미엄 라인으로 분리될 하이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가득한 가운데 실질적인 구매 고객보다 ‘산책’형 고객이 많다는 것을 대변한다.
반면 일본의 홍대인 하라주쿠는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욕구를 분출한 아티스틱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긴 머리에 통굽 슈즈를 신고 그물 옷을 입은 남자부터 등판을 그대로 드러낸 반전룩의 레이디라이크 스타일 여자까지 다양하다.
어찌됐든 한국 남자들이 뉴에라의 스냅백을 쓰고 유니클로 기본 무지티와 프린팅 팬츠를 입는 동안, 한국 여자들이 마린 티셔츠에 스키니 팬츠 외에는 스타일 한계를 느끼고 있는 동안, 일본은 변함없이 자신만의 트렌드 찾기에 바쁜 분위기다.
캘리포니아 보이같은 캐주얼 스타일부터 코스튬을 방불케 하는 극단적인 스타일까지 적극 수용하는 일본이야 말로 ‘트렌드 없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진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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