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백화점 일 하고 싶지 않다” 한 감정 노동자의 극단적 선택 [미소의 그늘①]
입력 2013. 07.10. 08:36:57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백화점 내 감정 노동에 대한 부담감이 한 판매직원의 자살까지 이어졌다.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NC 백화점 송파점 액세서리 매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여직원 전모 씨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산 것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에는 “많이 힘들었고 많이 참았다. 더 이상 백화점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적혀 있었다.
업계의 보도에 의하면 전 씨는 백화점 측의 서비스 모니터 평가와 매출 압박에 못 이겨 이 같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고인이 근무했던 액세서리 매장에 전화해 NC 백화점 내 서비스 평가 내용과 이번 사건의 전말에 대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 뿐이었으며, 정확한 입장표명 또한 들을 수 없었다.
서비스 모니터 제도란 백화점 측에서 선발한 모니터요원이 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의 청결함이나 직원들의 서비스 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직원에게 주로 잘못된 대응을 유도하거나 난감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미스터리 쇼퍼’라고 불리는 모니터 요원들은 백화점에서 할당 받은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 하며 메이크업, 두발, 인사 자세, 고객의 니즈 파악 등 많게는 90개에 이르는 평가 문항에 대해 자세히 조사한다.
이들이 각 문항별로 체크한 평가지는 본사로 전달되고 최종 확인된 평가 결과가 매장으로 보내진다. 만약 이들이 실시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경우, 사유서를 쓰고 특별 교육을 받는 등 직원에게 불이익이 떨어진다. 심한 경우 퇴사 조치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 전 씨의 측근은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동생(전 씨)이 백화점 일을 혼자 도맡아 하며 많이 힘들어했다. 어떤 손님에게는 시계를 60번까지 채워준 적도 있단다.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아침8시에 출근해서 밤11시, 12시까지 일하는 것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이번 일이 또 흐지부지 넘어가 버리면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고, 죽은 동생이 너무나도 그립고 미안하고 불쌍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4월 매출 및 파트리더(백화점 내 각 팀 담당자)의 압박에 못 이겨 자살한 롯데 백화점 여직원에 이어 또 한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손님에게 무조건 굴복하고 백화점에게 압박 받는 만년 ‘을’ 판매직원은 언제쯤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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