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한류 가수 계은숙 ‘보아, 이효리 비켜!’ [사진작가 김상근의 시간여행 (33)]
입력 2013. 07.10. 10:18:41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시간이 지난 지금 봐도 세련된 올 블랙 룩을 갖춰 입은 그는 가수 계은숙이다.
계은숙은 보아보다 훨씬 먼저 일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원조 한류 가수’다. 데뷔는 1977년 ‘럭키샴푸’의 CF모델로 연예계에 등장했으며 모델활동을 통해 얼굴을 널리 알렸다. 그 후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를 발표해 가수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1980년에는 MBC ‘10대가수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에는 일본의 유명 작곡가 하마 게이스케의 눈에 띄어 일본에서 ‘오사카의 모정’으로 데뷔하게 됐다.
이후 계은숙은 귀여운 외모와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로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여러 곡을 발매해 히트시켰으며 각종 음악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가수로 일본 NHK 방송국의 연말 ‘홍백가합전’에 최초로 출연했고, 1994년까지 7년 연속 참가했다.
그는 1992년 평생의 반려자를 찾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꿨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8년 이혼을 발표한 후 TV와 라디오에서의 모습을 감춘 후 콘서트 활동 위주로 가수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던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쳐왔다. 회사와 금전적인 문제였다. 남편과의 이혼, 부채로 인한 재판, 우울증 등에 시달리던 그는 2006년 새 앨범을 발표하며 재기하나 싶더니 2007년 ‘각성제 단속법’ 위반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됐다. 혐의를 인정한 계은숙은 일본에서의 비자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국외 퇴거 명령을 받게 됐다.
당시 연예계는 노래도 잘하면서 얼굴도 예쁜 가수는 드물었다. 하지만 계은숙은 달랐다. 예쁘장한 외모에 숨겨진 귀여운 매력은 모든 남자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섹시한 매력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더해져 그는 요즘 흔히 말하는 ‘청춘 섹시’가 모두 가능한 여자 스타로 등극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와 타고난 끼를 지녔던 계은숙은 지금으로 치면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이효리’쯤 될까. 두 번째 사진 속 그는 핑크 민소매와 귀여운 니트 소재의 플로피 햇을 쓰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당시에는 트렌디했을 귀여운 선글라스도 눈에 띈다. 사진 속 그의 모습은 얼마 전 한 패션잡지를 통해 공개한 복고풍 콘셉트의 이효리와 겹쳐 보이기도 한다.
계은숙은 현재 한국으로 귀국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연예계 복귀 소식은 들리지 않아 그를 기다리는 팬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2009년 제주도에서 열린 공연에 등장한 그는 “일본에서는 한국이 그립고 한국에서는 일본이 그립다. 어디에 발붙이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혀 아픔의 상처가 치유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그때 그 시절, 다양한 매력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을 풍미했던 계은숙은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더욱 성숙해졌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활동이 일본보다 짧았음에도 아직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그의 한국 공연 계획이 알려지면 일본 팬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의 옛 모습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이들을 생각하며, 그가 아픔을 딛고 더욱 화려하게 재기하기를 기대해본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사진작가 김상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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