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라의 특별한 ‘드라마에이징’, "잘 났어 정말!" [스타일 돌직구]
입력 2013. 07.10. 14:04:05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하희라와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감히 아침드라마에서 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김윤석이 부부로 나온 ‘있을 때 잘해’는 2006년, 경이적인 시청률을 올리며 아침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다.
8개월 방영기간(2006.07.17~2007.03.09)으로 이례적인 아침 장수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이 드라마에서 하희라는 충분히 예뻤다. 수수하지만 솔직 담백한 외모에 30대 중반을 갓 넘긴 여성의 성숙미가 더해져 결코 미인은 아니지만 여주인공으로서 충분한 매력을 발산했다.

7년이 지난 2013년 현재, 하희라가 ‘잘났어 정말’로 아침드라마에 복귀했다. 7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등장한 그녀는 현재 자신의 나이에서 정확하게 10년이 빠진 35살 민지수로 분하고 있다. 여배우들의 이 같은 특별한 드라마에이징은 실제 나이나 외모와 무관하게 설정된 역할과 나이로 시청자들을 최면에 건다.
그런데 도저히 최면이 걸리지 않는다. 아침드라마에 열광하는 한 50대 여성 시청자는 “‘잘났어 정말’ 하희라가 너무 늙었다. 상대배우 옆에 있을 때는 그나마 더 늙어 보인다. 도대체 왜 저 역할을 맡은 건지 모르겠다”라며 같은 중년여성으로서 하희라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40대 여자들은 모두 공감하는 바지만 “20대처럼 보여요”, “30대처럼 보여요”라는 말이 입에 발린 거짓이라는 걸 안다. 하다못해 컴퓨터 미인 황신혜도 화면 속에서 그의 나이를 여실히 드러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는데 미인 대열에 들지 못하는 여배우들은 말이 필요 없다.
그래도 드라마는 계속 진행된다. 하희라는 실제 8살 연하 배우와 애써 35살인 듯 연기한다. 문제는 여자 나이 30대에 8살 차이는 “그냥 그럴 수 도 있지”라는 평이 가능하지만 40대가 돼서 5살이 넘어서는 나이 차이는 여자 자신을 너무 초라해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사실 40대 중반을 넘어서게 되면 이런 저런 주사를 통한 시술 효과도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기술이 진보해도 나이는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이다. 시술의 여지가 안 보이는, 기름기 쏙 빠진 초췌한 얼굴로 나오는 하희라의 제 나이에 맞는 외모는 배우의 진정성이다. 그러나 순리를 거스르는 배역을 맡아 배우의 진정성의 빛이 바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배우 조민수는 극중에서 자신의 실제 나이와 거의 비슷한 4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으로 나온다. 그래서인지 극의 몰입도를 높일 뿐 아니라 매회 입고 나오는 옷 역시 40대 커리어우면의 리얼웨이 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유의 까무잡잡한 피부와 눈가에 선명하게 자리한 주름까지 그의 극중 배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그래서 나이쯤은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심한 나이 차이를 극복한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배우가 신이 아닐진데 10년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완벽하게 그 배역과 하나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나오는 상황설정은 배우에게 이러한 상황에서 최상의 결과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
‘잘 났어 정말’은 하희라에게 너무 과한 이미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드라마, 영화, 광고로 보여지는 조작된 설정이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현대 미디어 사회의 하나의 단면이다.
왜 배우에게 영원히 나이 들지 않음을 요구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시청자는 그것을 그냥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여만 하는가. 현실과 격하게 차이가 나는 드라마에이징, 적당한 선을 지켜주면 안될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MBC 있을 때 잘해, 잘났어 정말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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