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너지는 무소불위의 권력 "명품, 가격 올려도 매출은 하락"
- 입력 2013. 07.11. 10:25:45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명품이 사치품으로서 정체성과 한계를 드러냈다. 환율하락과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럽경기침체를 아시아에서 메우려는 듯 매장확장과 가격인상 등 공격적 행보에 나섰던 명품 브랜드들이 철퇴를 맞았다.
최근 급격한 추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버버리는 한국 시장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버버리코리아는 2012 회계연도(2012.4.1.~2013.3.31) 매출액이 전년비 5.3%, 영업이익은 38.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8일, 공시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2천281억 원, 영업이익 210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 2011회계연도에도 당기순이익이 25.6%나 감소한 데 이어 2012년 역시 전년 259억원에서 168억원으로 35.1%나 감소해 일시적 하락이 아님을 입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년 사이 순이익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의 매출하락이 이미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극단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여타 명품브랜드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명품 추락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찌그룹코리아는 2012회계연도(2012.1.1∼2012.12.31) 매출액이 2천826억 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4.8%, 43.0% 줄었다. 구찌는 2011회계연도 순이익이 237억 원으로 전년의 2배를 넘는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다시 감소세를 보이며 2년 전과 수준으로 돌아갔다.
페라가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984억 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0%, 순이익도 12.8% 감소한것으로 나타났다.
프라다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이 588억 원으로 전년대비 10.5% 증가했으나, 2011회계연도의 순이익 증가율 64.2%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매출감소를 의식한 듯 올 초에 들어서면서 권력자의 무모함을 과시하듯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미 워너비 명품 대열에서 비껴난 구찌의 드라마틱한 매출 증감은 소비자가 증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3월 25일, 뉴뱀부백 등 인기 품목을 포함해 핸드백과 가죽소품 일부 가격을 인상했다. 뉴뱀부백은 3,005,000원에서 3,195,000원으로 6.3%, 스터럽백은 3,580,000원에서 3,695.000원으로 3.2% 올랐다.
프라다는 여타 브랜드들이 힘겨워하는 것과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유가 실상은 가격인상에 기인했음을 감안하면 매출 하락보다 더한 위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프라다는 지난해 2월, 8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사피아노 라인 가격을 23%나 인상해 업계를 당혹케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2012년 순이익 증가율이 전년비 6배 넘게 차이가 보이는데 대해 패션계는 "가격정책이 실패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2012(회계연도 기준) 매출실적, 영업이익, 순이익 감소는 '명품'임을 앞세워 납득하기 힘든 가격정책을 펴온 해외 유명브랜드들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을 착한 소비자로 분류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입장이나 정책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유럽이나 패션선진국과 차등을 두는 지역편차를 완화해 조금은 평등한 가격정책을 기대할 뿐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