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싸면 장땡’ 해외 브랜드를 맹신하는 국내 소비자들[수입화장품 논란]
- 입력 2013. 07.11. 13:45:07
-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연이은 수입 화장품의 가격과 성분 논란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20~3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화장품들의 원가가 공개되면서 수입 화장품에 열광하던 소비자들은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입 원가가 7천원인 E사 에센스가 15만원에 팔리고, 3만원에 수입된 S사의 미백크림이 16만원에 판매되는 것.또한 원가가 1만원인 D사의 자외선 차단용 비비크림은 7만5천원에 판매되는 등 소비자 우롱 수준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충격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과연 수입 브랜드의 선호도, 인지도가 국내에서만큼 자국에서도 높은 편일까. 결과적으로 수입 화장품 대부분이 국내에서만큼 자신의 나라에서 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백화점에서 고가에 판매되던 메이크업 제품이 브랜드의 자국에서는 마트에서 떨이 개념으로 판매되기도 했으며, 평범한 스킨과 로션에 어려운 이름을 붙여 탁월한 효능이 추가된 것처럼 국내에서 몇 배의 가격을 받고 판매하다 적발돼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수입 화장품의 문제는 비단 가격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 화장품 브랜드 K사의 미백크림이 피부에 백반증을 일으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45만개를 자진 회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미국산 립스틱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포함돼 논란이 되기도 했으며, 수입산 필링 제품에서 역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입 화장품의 콧대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이는 여전히 수입 화장품을 맹신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입 화장품 업체들 역시 이러한 기대심리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해 고가의 제품이 엄청난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동서양인의 피부는 톤이나 결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제품을 선택했다가는 오히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해 질 수 있다. 특히 컬러 선택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메이크업 제품은 동양인의 피부톤에 맞춰 선택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수입 브랜드에 의존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여성들 사이에서 고가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갖게 되고, 능력 있는 여성처럼 비춰진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에 효과를 따지기보다는 과시용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에 대해 국내 미용 업계 관계자는 “흔히 값비싼 서양 브랜드의 제품이 자신의 피부에 잘 맞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경험상 동양인의 피부와 모발에는 특성을 고려해 생산된 동양 제품을 쓰는 게 더욱 효과적인 경우가 많았다”라고 조언했다.
국내 제품이라고 해서 품질적으로 뒤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은 시대에 뒤쳐진 사고방식이다. 화장품은 피부 타입에 맞게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으로 제품의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성분을 꼼꼼히 읽어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신중한 태도가 더욱 필요하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사진=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