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들을 위한 `후드 맞춤법` [H4 할배패션④]
입력 2013. 07.13. 09:15:31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할배들의 흥미진진 유럽배낭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할배’는 생활 속에서 배어나오는 진함으로 남녀불문 케이블TV 채널 앞에 고정시킨다. 할배들의 유럽여행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H4 할배 패션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지 않으면서 공감 가는 부분이 요소요소에 숨어있다.
한식집에서 소주까지 걸치고 샹제리제를 향해 걷는 할배들은 패션에 관한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신구 할배는 “이게 뭐야”라며 신발에 대한 멋쩍음을 표현했다. 근형 할배는 “요새 젊은 애들은 다 이런 거 신어”라며 신구 할배를 토닥였다. 70을 넘긴 할배들이 이 같은 어색한 상황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배우라는 저력으로, 때로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특유의 분위기에 취해 70대라는 신체저 약점을 70대라는 정서적 관록으로 흡수하고 재조합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회에서는 직진 순재와 투덜 일섭의 10살의 차이만큼이나 극복 불가한 차이를 보여줬다.
루브르 박물관에 들어선 순재 할배는 여기서 ‘학구파’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그림은 못 그려도 이런 거 보는 건 좋아해”라며 루브르 박물관을 휘젓고 다녔다. 또한 패션에서도 한국 할배 특유의 다소 고답적인 정장을 고수했던 전날과 달리 후드점퍼로 들뜬 느낌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역시나 한국 할배 순재의 아이콘 아이템인 회색 정방바지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베이지와 브라운이 배색된 체크 베레모와 베이지 컬러 배낭이 더해져 한국 할배식 후드 맞춤법을 보여줬다.
투덜이 일섭 할배는 루브르 박물관의 거대함에 압도된 탓인지 아픈 무릎통증이 더욱 괴로운 듯 보였다. 계속 출구만 찾는 그는 ‘출구파’라는 닉네임이 더해졌지만 패션에서만큼은 어느 누구 못지 않은 센스를 보여줬다. 순재 할배와 동일한 디자인인 듯한 후드점퍼에 청록색으로 컬러만 다른 것을 선택했는데 일섭 할배는 데님과 밝은 그린 배낭을 함께 매치해 스트리트 캐주얼의 경쾌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투블럭컷이 파리지엥을 무색케 하는 일섭 할배만의 후드 맞춤법을 완성했다.
꽃보다 할배는 할배들의 유럽배낭여행기 안에 우리 할배들의 소소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패션시장에서 늙은이라는 이유로 소외돼온 할배들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70세의 관록 넘치는 패션 감각을 드러내 앞으로 패션시장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꽃보다 할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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