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티 스캔들 “옷만 입었을 뿐인데…”
- 입력 2013. 07.15. 12:00:38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여름, 티셔츠의 계절이 왔다.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어도 완벽한 비주얼’이라는 도달 불가능한 강박증이 심해지는 계절이 여름이다. 스타일을 통한 보완이 필요 없는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아이콘이었던 면 티셔츠가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최근 호주에서 면 티셔츠에 이너웨어 광고 캠페인을 연상시키는 사진이 프린트 된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버스에 승차하려다 제지당한 사건이 화제가 됐다.
버스기사로부터 인쇄된 그림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승차를 거부당한 이 남성은 "자신은 이상한 사람이 아니며 단지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서핑 용품을 파는 가게에서 이 러닝셔츠를 샀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 남성과 애인은 결국 도보로 목적지까지 갔다고 지난 9일 호주 노던 테리토리주 현지 언론 노던 테리토리 뉴스가 보도했다.
이 같은 매우 강도 높은 버스기사의 대응은 지나친 윤리적 잣대의 적용일까 아니면 섹스코드가 난무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보수주의자의 시대착오적 행동일까.
이러한 논란은 면 티셔츠의 역할 확장으로 인해 21세기 들어서면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면 티셔츠는 섹시코드 유행과 함께 ‘천 한조각 논란’을 일으켰다. 깊이 파여 가슴을 절반 가까이 드러내고 배꼽을 노출해 마치 스포츠 브라를 입은 듯 오인될 수 있을 정도의 톱이 거리에서 꽤 자주 눈에 띄기도 했다. 물론 이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에서 서스팬더셔츠에 가슴선 바로 밑에 오는 핑크 반팔 탱크톱을 입은 여자를 마주치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클라라는 수그러드는 천 한조각 패션을 다시 수면위로 드러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노출에 무뎌진 탓인지 그런 차림새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 듯하다.
최근에는 섹시코드 2탄으로 노출보다는 티셔츠에 새겨진 노골적 문구나 프린트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는 ‘성적 메시지 논란’이 일고 있다.
자타공인 아이돌 막강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지드래곤은 티셔츠에 '69', 'I ♥ sex' 등 노골적 성적 표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외에도 지드래곤의 남다른 패션 감각이 심심치 않게 성적 메시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호주 버스기사의 승차 거부는 몇몇 보수주의 사이에서는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타당한 반응일지 생각해 볼일이다.
면 티셔츠의 순수성은 이제 깨졌다. 그렇다고 섹시와 섹스로 채워진 현실에서 입는 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그렇다고 생산한 자를 탓할 수도 없다. 단지 표현의 자유 또는 부주의한 행동에 대한 사과라는 공허한 외침만이 허용될 뿐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 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