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용 염료 유해물질 검출을 바라보는 ‘타투이스트들의 눈’[한국 타투의 딜레마④]
입력 2013. 07.18. 11:47:44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문신용 염료 11개 중 3개 제품에서 다량의 발암, 유해 물질이 검출돼 국내 타투 업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국산 2개와 수입산 9개 염료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개 제품에서 나프탈렌과 크리센, 2개 제품에서 바륨이 검출된 것이다. 유럽 연합 기준치의 1,320배를 초과한 나프탈렌과 크리센은 국제 암 연구소에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다. 바륨은 심전도 이상, 혈압 상승, 근육 마비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유해금속으로, 검사 결과 기준치의 485배나 검출됐다.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타투 시술이 정점을 다다른 시점에서 이 같은 검사 결과가 발표돼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혼란을 빚고 있다. 이에 현직 타투이스트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재미교포 출신 타투이스트 아이락 킴(42) 씨는 “시험에 사용된 염료들은 대부분 정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 문신 염료들은 정상적으로 세관을 통과한 제품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터진 후 그는 타투이스트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염료 판매 업소에 전화해 바륨이 검출된 이터널 잉크의 세관 통과 증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미국산 정품 잉크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같은 모델과 비교해봤을 때 제조·유통사와 보관 조건 등의 표기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다이나믹’ 염료의 경우 원산지는 멕시코와 미국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정품과 달리 제조사 표기가 돼 있지 않았고 정품 인증 스티커도 없었다”며 “정품들은 모두 제조 국가의 식약처에서 검증을 받은 제품들이다. 만약 정품에서 기준치의 1,320배, 485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면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재미교포이며 미군 출신인 그는 비교적 수입산 정품 잉크를 구입하기가 수월하지만 현재 다른 다수의 아티스트들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품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에 해외 제조사의 브랜드가 정식으로 등록 돼 있는 염료 판매 업체는 한 군데도 없다. 이는 아직까지 타투에 대해 합법화 되지 않고 배타적인 정책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정작 전문가들이 염료 속 유해물질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5년 이상 타투업계에 종사한 전문가들에게 염료로 인한 부작용 사례를 물어보자 “가품 잉크가 정품에 비해 발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이로 인해 부작용이 생겼던 사례는 실제로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로 초보 아티스트의 기술적인 실수로 인한 상처, 비위생적인 기구 사용으로 염증이 생기는 경우 등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유해성분이 함유된 염료라고 해서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경력 6년 차 타투이스트 김재곤(34) 씨는 “타투에 대해 구체적인 법이 마련돼 있는 외국과 달리, 국내는 그 자체가 불법인데다 배척하려는 경향이 강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빚고 있다. 이번 검사 결과 역시 타투 업계에 위화감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볼 수밖에 없다. 타투로 인한 문제를 막으려면 체계적인 법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MK패션 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 photopark.com, 한국소비자원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