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투의 위생관리 “염료만의 문제는 아니다”[한국 타투의 딜레마③]
- 입력 2013. 07.18. 13:36:08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더운 여름 해변을 찾으면 여기저기 ‘타투’를 한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정 이미지나 텍스트를 본인의 몸에 평생 간직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누구에게는 큰 의미가 담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타투이스트에게 문신을 시술하거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문신용 염료가 발각돼 화제가 됐다.17일에는 미대출신 한 남성이 부산의 한 다락방에서 시술 장비를 마련해 2011년부터 최근까지 86명의 몸에 문신을 새긴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온 중학생에게도 문신을 새겨줘 문제가 됐다.
실제 우리나라는 문신을 새기는 행위 자체가 현행법상 ‘의사’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따라서 시술이 잘못되더라도 보상규정이 따로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신을 새기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소비자 보호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염료’ 외에 어떤 원인이 있는지 타투이스트 산리와의 서면 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타투이스트 산리는 “타투 용품들에는 타투머신, 그립, 팁, 서플라이, 클립코드, 클립코드커버, 풀스위치, 바늘, 잉크, 잉크컵 등이 있으며 이 중에는 일회용품과 다회용품으로 나누어진다. 다회용품의 경우 멸균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과 같은 방법으로 멸균보관 한다. 보통 오토 크레이브(Autoclave) 고압 멸균장치로 멸균해 자외선 소독기에 보관하며, 그 외 모든 기구는 일회용으로 위생 포장해 사용하는 것이 기본 세팅”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이러한 기본 원칙만 지킨다면 작업자에 의해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생원칙을 지켰음에도 문제가 발생했었는데, 그때 문제의 원인은 "몇 년간 세탁하지 않은 빈티지 진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초급 아티스트의 부주의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미국 식약청(FDA)과 메디컬백신드럭(MVD)에서 승인을 받은 타투용 잉크를 사용하면 염료로 인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초급 아티스트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타투이스트 산리는 “국내에서 타투는 합법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급 아티스트 교육에 있어서 불모지라 할 수 있다. 암암리에 진행되며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회의 시선도 일본처럼 합법으로 인정되지는 않더라도 사회적 문화코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에는 타투이스트에게 발급하는 ‘국제 라이선스’가 있다. 타투이스트 산리에 의하면 라이선스라 취득하는 데에는 ‘위생 교육 프로그램’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타투이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교육이며 그 다음이 실력향상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생’에 관한 철저한 교육을 받지 못한 초보 타투이스트들의 부주의나 시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합법적이지 못한 타투가 더욱 억압받는다면 불법 염료가 유통되는 문제뿐만 아니라 더욱 큰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뚜렷하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이예원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MK패션, photo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