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용 염료에서 다량의 화학성분 검출 [한국 타투의 딜레마①]
입력 2013. 07.18. 13:54:32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면서 피부에 그림이나 글을 새겨 넣는 문신이 성행하고 있다.
연간 약 80만 명이 문신 시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 소비자원의 조사결과 일부 문신용 염료에서 발암가능성 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다량 검출돼 소비자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국내외 문신용 염료 11개 제품을 시험 검사한 결과 프랑스산 1개 제품에서 나프탈렌과 크리센 총량이 유럽연합(EU) 허용치를 1,320배나 초과 검출됐다.
특히 가정에서 탈취제나 좀약으로 많이 사용하는 나프탈렌은 적혈구를 파괴하여 용혈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고, 크리센은 동물실험 결과 피부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미국산 2개 제품에는 바륨이 EU 허용치보다 최고 485배들어 있었다. 대부분의 바륨 화합물은 체내에 흡수되면 피부·눈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심전도 이상과 혈압상승, 근육마비, 신경계 이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위험성 물질인 나프탈렌과 크리센, 바륨은 국내에서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문신용 염료는 피부 안으로 직접 주입되므로 화장품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 관리가 필요하다.
W 클리닉 조애경 원장은 “문신은 다른 시술과 달리 시술 중 출혈이나 피부에 미세 홀이 생길 수 있다”며 “간염과 에이즈 감염, 염증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성분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나 과민반응 생길 수 있어 염료 선택에 신중해야 하고, 보이지 않는 미세균은 멸균 고압 소독을 해야 없어지기 때문에 문신 바늘 등 용품은 일회용을 사용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제품의 표시사항도 문제가 많았다.
문신용 염료는 개봉 후 장기간 보관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기간, 보관방법, 사용상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지만 조사대상 제품 중 EU에 따른 표시사항을 모두 준수한 제품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특히 수입 9개 제품과 국내산 1개 제품에는 한글 표시가 없어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문신용 염료에 대한 명확한 안전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알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게다가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안전관리가 취약하고 소관부처도 불명확해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술자가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번에 적발된 유해 제품을 조속히 회수 조치하도록 관계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문신은 염료는 피부에 직접 주입해야하는 시술인 만큼 성분과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의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평생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을 고려한 제도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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