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한 공방과 소송 "토니모리가맹점주 왜 뿔났나" [화장품 갑의 횡포⑫]
- 입력 2013. 07.18. 18:39:28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화장품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몇몇 가맹점주의 적극적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랙컨슈머에 이은 블랙점주인지 아니면 억압받은 자들의 외로운 저항인지 현재로서 명확히 가려낼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브랜드숍의 과다출점 경쟁으로 생존 경쟁에 떠밀리고 있는 가맹점주의 목소리를 외면하기는 힘들 듯하다.토니모리 전주점 조영길 점주는 지난 2010년 11월 26일 계약 갱신 시점 3개월 전 8월에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이후 공정위에 제소하고 전주지방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본격적인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이에 지난 2011년 9월 15일 프렌차이즈 효력 유지 승소 판결을 받았으며, 2010년 사안 발생 시점부터 현재까지 정상 영업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공방은 전주점과 불과 53미터 간격을 두고 전주고사점이 신규 출점한데서 시작됐다.
조영길 점주에 따르면, 가맹본부 측에서 계약종료 통보를 해오고 나서 차기 안으로 재계약시점까지 매장을 이전할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그래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적당한 매장을 찾았는데 그 매장이 이미 계약이 돼있다고 해 좀 이상하다 싶었다고. 그런데 11월 토니모리 신규 가맹점이 바로 그 장소에 오픈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공방이 현재까지 길고 지루하게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품출고가 끊기거나 세일 통보를 하지 않기도 하고, 가맹점주 대상 프로모션 공지가 오지 않기도 했다고 한다.
전주점은 전주고사점이 오픈하기 전 1년간 매출이 4억원을 넘어섰으나 이후 1년은 60%넘게 하락해 2억 원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극적인 실적 하락은 과당 출점 경쟁이 초래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가려지기 힘든 진실게임의 중심에 있는 토니모리 여천점 김선미 점주는 포인트 무단 사용, 고객정보도용 등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호소했다.
고객정보무단 도용에 대해서는 “호남지사로부터 고객카드 발급실적에 대한 압박 계속 들어와 지인들을 통해서 카드를 몇 개 만들었으며 포인트를 임의 사용하지도 않았다. 포인트 임의 사용을 문제 삼은 고객의 포인트 카드 사용 내역에 포인트와 함께 차액을 결제한 카드 내역이 기록돼있다. 본사 측이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하고자 한다면 해당 고객 카드에 기록된 여천점과 타 점포에서 포인트를 제외한 차액을 결제한 카드를 조회해보면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여천점도 사전 통보 없는 인근 출점으로 전주점 사례와 동일한 상황에 직면했다. 김선미 점주는 “신규 출점 점포를 포함해 여수 지역에 한 개점이 더 있는데 여천점을 제외한 두 개점에서만 세일을 했다. 여천점은 사전에 통보받은 바 없으며 이 기간 동안 타 지역에서도 세일이 진행되지 않아 일부 점주들은 왜 여수에서만 세일을 진행하는지 묻기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저희 매장을 죽이겠다는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두 점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상권의 소비 규모를 고려치 않은 과다 출점에서 시작됐다.
조영길 점주는 가맹점 계약 시 항상 인근에 점포를 오픈할 때 우선권을 줄 것을 확약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항이 구두계약으로 돼 있을 시에는 사안이 벌어졌을 때 권리 주장을 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일일이 따져야 되는 상황이 현재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을 하고 있는 가맹점주의 현실이며 그들을 항상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조영길 점주는 “처음에 매장을 오픈했을 때만해도 1천만원대를 넘기 힘들었다. 그런데 매출이 쑥쑥 올라 3천만원대까지 갔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한창 때는 4천만원대까지 올라갔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화장품 기업들은 권력화 된 가맹점주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이 오히려 역으로 갑이고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에서 가맹점주를 피해자로만 조명하는 여론의 시각이 형평성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주장 역시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지역에서 최고로 꼽히는 상권에서 2~3개점을 운영하고 있을 경우 이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지점이나 본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는 황금의 제국, 돈이 곧 권력이고 정의인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여기서 피하자와 가해자를 명확하게 가려낼 수 있을까.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토니모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