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매거진이 꺼려지는 이유는 ‘뽕짝’용어 때문
- 입력 2013. 07.23. 10:56:36
-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솔직히 패션 매거진을 보면서 재밌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무슨 말인지도 모를 패션 용어가 가득한데 패션 전문지식이 없는 독자들은 오죽할까. 당연히 지루할 것이다” 한 패션 매거진 종사자가 말했다.
매거진 성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개의 매거진을 읽다보면 ‘머스트 해브 아이템’ 이라던가 ‘시크한 매력이 있는’, ‘걸리시 무드’ 같은 영어와 한글의 기막힌 ‘뽕짝’용어나 영어와 불어를 국적 불문의 한글로 풀어 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심지어 한글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음에도 굳이 영어를 끌어다 쓰는 경우가 다반사.
‘슬리브리스’, ‘스커트’처럼 매거진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들이 ‘민소매’, ‘치마’로 대체 가능함에도 고쳐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개의 패션계 사람들이 패션을 표현하는데 있어 한글로 풀어쓰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여긴다.
그렇다보니 모국어 대신 타국어로 말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암묵적인 패션계의 약속이 ‘뽕짝’용어를 수두룩하게 탄생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이렇다 내놓을 해결 방안이 없어 ‘뽕짝’용어는 대중들 사이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이미 구축된 패션 매체의 70% 이상의 ‘뽕짝’용어를 한글로 순화해서 쓰자니 재정립해야할 언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매니시슈즈’, ‘청키힐’, ‘옥스퍼드슈즈’, ‘숄더백’, ‘퀼팅백’ 등 고유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외래어를 도대체 뭐라 바꿀 수 있을지 막막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글을 쓰는 사람들도 ‘모범적으로 한글을 사용해야지’라고 다짐만 할뿐 대체 용어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뽕짝’용어를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분위기다.
실상 이런 상황은 처음 해외의 패션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뽕짝’용어를 가미해가며 글을 쓰는 사람들을 무작정 비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떤 언어로 된 글을 다른 언어의 글로 옮김’이 번역의 참 뜻인데, 지금 국내 패션 매거진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번역된 모국어 대신 타국어를 소리 내서 발음하는 용어를 쓸 뿐이다.
이처럼 패션 용어 선택의 악순환은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젊은층이 아닌 이상 아줌마, 주부층같은 일반 독자층이 여가 시간마다 매거진을 찾는 일도 꺼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매경닷컴 MK패션 임소연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