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 vs 피해점주 `첫 번째 회담, 소득없이 제자리로` [화장품 을의 눈물④]
- 입력 2013. 07.25. 19:31:47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표적 갑인 아모레퍼시픽과 피해 특약점주 및 각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을의 회담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이 났다는 소식이다. 이로써 서로의 팽팽한 입장만을 다시 한번 확인한 채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아모레퍼시픽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 후 본사 건물 13층에서 사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이뤄졌다. 권영소 아모레퍼시픽 부사장과 임원진이 참석한 회담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모두발언에서 김제남 국회의원은 “그간 자행했던 불공정거래행위를 인정하고 피해를 보상하는 것으로부터 상생경제가 시작된다. 현 대화의 장에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제스처가 아니라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권영소 부사장은 “이 자리를 뜻깊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시는 말씀을 잘 듣고 대화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짧은 인사말을 남겼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담에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제시한 채 팽팽한 의견충돌을 보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피해 대리점주협의회는 회담에서 일방적 계약 해지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상생협약 등을 담아낸 요구 서한을 전달하고 회사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 측이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하고 대화를 원한다는 의례적인 답변만 했을 뿐, 일방적 계약 해지와 밀어내기 등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 또한 거부했음을 ‘을’측 회담 참석자가 전했다.
‘을’측 대표단은 회담 결과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회사 자체적으로 피해실태 조사를 진행한 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에게 보고하고 회장 주제하에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사실 인정과 책임 있는 사과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유감스럽지만 차후 회담에 대한 의사를 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특약점 및 방문판매 영업사원과의 상생과 정도 영업을 통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거래처에 불편함이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 오늘 회담은 상생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처음 마주한 자리에서 아쉽게도 모두가 원하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열린 자세를 견지하며 추후 대화에 임하겠다”며 회담 결과를 전했다.
회담 후 김제남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문제가 사회에 알려지고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은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사과가 있다면 앞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의지가 있음을 표명했다.
화장품 업계로 넘어온 갑을 논란과 을의 눈물. 명쾌하고 순조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었던 이들의 첫 번째 회담 결과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혼란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이근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