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양 광대’ 각설이와 삐에로, 스타일은 달라도 웃음은 하나
- 입력 2013. 07.26. 08:35:46
-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온몸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광대는 지친 일상에 큰 웃음을 선사하는 고마운 존재다.
그들은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과장된 화장으로 암울하던 시대에 풍자적인 웃음을 자아내 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곤 했는데, 동서양 광대들의 복장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희화적인 모습은 무척 비슷하다.우리나라 광대의 대표적인 예는 ‘각설이’다. 각설이는 사전적 의미로 예전에 시장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타령을 부르던 동냥아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다소 가벼운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각설이의 옷에는 힘겨운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당시 같은 천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군데군데 기워진 넝마를 입고, 씻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콧물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한눈에 봐도 가난함을 알 수 있는 초라한 복장이다. 이러한 각설이 복장은 현재까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보는 이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과장된 행동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 각설이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비슷하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넝마의 색 배합이 도드라지고 훨씬 다채로워졌다. 특히 한복 저고리에 오방색이 더해진 스타일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오행을 갖추어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또한 분장 역시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더욱 강조돼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서양을 대표하는 광대 ‘삐에로’는 펑퍼짐한 체구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억울한 표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드러난다. 호객행위나 공연 전에 바람잡이 역할을 주로 해왔던 이들은 알록달록한 복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수트나 원피스를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하고, 다소 유치한 패턴을 더하는 등 복장에서 사회 풍자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삐에로는 주로 난쟁이나 살집이 많은 이상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그 역할을 맡았다.
따라서 입은 웃고 있지만 슬픔이 느껴지는 그들의 분장에서 생계를 위해 광대를 택해야 했던 사회적 약자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서양의 삐에로가 입고 있는 옷이 지극히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로서 표현됐다면 동양의 각설이 의상에는 복을 기원하고 염원이 담겨있어 더욱 뜻 깊다. 이처럼 겉모습은 달라도 다른 사람의 웃음을 위해 기꺼이 광대가 되길 자처하는 이들의 한결같은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