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vs 특약점 진실게임 "일방적 상권분할 및 강탈" [화장품 을의 눈물⑤]
입력 2013. 07.26. 14:13:50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지난 25일 있었던 아모레퍼시픽과 피해 대리점주협의회의 면담은 구체적 결과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제품 밀어내기, 부당한 계약해지, 영업구역 강제분할과 직영화, 영업사원들의 지나친 간섭과 감시행위 등을 주장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 사실이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추측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피해 특약점주들은 무엇보다 ‘장사 잘되는 특약점’을 눈뜨고 본사에 빼앗겼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본사가 계획적으로 자신들이 오랜 세월 동안 일궈놓은 직장이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갔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특약점 매출이 신장하면 본사가 개입해 영업구역을 분할하고 카운슬러(방문판매 영업사원)를 다른 지역과 직영점으로 빼돌린다. 방문판매 구조상 카운슬러의 수는 특약점의 자산이 된다. 따라서 카운슬러 수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매출이 감소하면 본사는 목표 영업실적을 제시한다. 그런데 이런 목표달성 지시는 재계약 직전에 전달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재계약이 불가능하다고 압력을 가한다. 재계약 시점에서는 기껏 3개월 남짓의 유예기간을 주거나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결정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본사는 특약점을 빼앗아 직영화하거나 매도를 한다. 때로 본사는 안정 궤도에 오른 특약점이 있는 상권을 분할하거나 해당지역 특약점주를 타 상권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퇴직 임직원들에게 선물처럼 제공한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특약점주들은 자신의 영업소를 본사로부터 부당하게 약탈당한 것이 된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주장이 사실무근이며 왜곡됐다고 대응하고 있다. 특약점을 퇴직 임직원이 운영하는 일는 있지만, 그들의 주장처럼 임직원들에게 수여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전국 특약점 가운데 일반 점주들의 비중이 퇴직 임직원 출신의 점주보다 훨씬 높다고 말한다.
그리고 카운슬러 재배치와 영업구역 분할을 특약점의 시장 상황과 수익성 분석에 기초해 실행한다고 한다. 또한 이는 일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점주들과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사의 말에 의하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특약점을 본사가 빼앗아 직영점으로 만들거나 퇴직 임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도 없고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거래행위는 남양유업 사태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남양유업 사태가 제품 밀어내기의 부당한 유통방식으로 압축됐다면, 아모레퍼시픽 불공정거래 의혹은 이에 더해 토사구팽의 위험에 처한 점주들의 생존권과 영업권 방해 등 본사의 비도덕적 경제행위로 점철된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아직 사실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다. 갑을논란에 편승한 채 대기업을 향한 애꿎은 트집일지, 폭력배와 다름없는 또 다른 갑의 횡포일지 현재 그 결과는 미궁에 있다.
[매경닷컴 MK패션 남자영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MK패션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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