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형이 필요하다면, "당신의 뇌를 성형하라" [미용성형OX①]
- 입력 2013. 07.30. 14:33:54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성형제국으로 전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의 명예롭지 못한 위상이 프로포폴 사태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불거진 성형외과의 탈세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여와 관련해 국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극적으로 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있다.국세청은 7월초 부가가치 과세대상 매출을 면세로 신고하거나 현금결제 할인 등의 방법으로 탈세를 해온 성형외과 사후검증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늘(30일) 프로포폴 의심 병원 49곳을 조사 19개 병원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성장기에 있는 성형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제기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비윤리적 관행이 만연되고 있는 성형외과 운영방식을 재정비해 건전한 성형문화 정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성형외과가 과세행위는 물론 의료행위를 이유로 심각한 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불법투약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는 법을 떠나서 윤리적으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성형이 의료행위가 아닌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행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메디컬 호텔 등 성형산업의 양성화 및 성장 방안 추진 이전에 윤리적 측면에서 성형외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 기준을 세워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프로포폴 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습관적 성형이 외모의 변형 뿐 아니라 수술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투약되는 성분들이 환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심리적 정신적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포폴의 중독성 여부에 대해 학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투여 사태가 일던 초기에는 중독성이 있기는 하나 마약류와 같은 금단증상 같은 심각한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었다. 그러나 프로포폴이 쟁점화 되면서 프로포폴의 중독 및 금단 증세, 오남용에 따른 후유증 등에 대한 심각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으며,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세계 최초로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적발된 19개 병원은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투여하거나 사용 목적과 맞지 않게 불법 투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항목별로는 마약류 관리대장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가 5건, 처방전 없이 마약류를 투여한 경우는 4건, 재고량이 관리대장과 맞지 않는 경우는 2건이었다. 피부·성형외과 시술을 빙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하거나 기록을 빠뜨리는 등 '기타' 건수는 총 22건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적발된 병의원 가운데 불법 사용이 의심되는 13곳에 대해서는 경찰청이 추가수사를 진행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식약처는 "마약류의 제조·수입·유통 전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과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기반 마약류 관리 시범사업'을 미래창조과학부와 추진하고 있다"라며 "검찰청, 경찰청과 합동점검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성형산업은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으로 성형관광을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으며 성형산업 성장을 위한 메디컬 호텔 설치 관련 법안이 추진되는 등 성형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들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적 규모적 성장 이면에는 성형에 대한 심리적 윤리적 관점의 결여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만연해있다.
성형은 산업이기 전에 의료행위다. 따라서 성형에 대한 윤리의식이 바로서지 않는다면 탈세나 프로포폴 논란 보다 더한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