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계단장 ‘이태원 지킴이들의 열린 시장 프로젝트’
- 입력 2013. 07.30. 16:18:10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이태원은 원조 다국적 문화 발신지이다. 40, 50대들은 아직도 이태원에 대해 ‘미군과 양년’이라는 다소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20, 30대에게 이태원은 가장 ‘핫’한 트렌드 발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태원은 젊은이들이 가장 거주하고 싶은 일순위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1인 작업실이나 소규모 스튜디오가 하나둘 늘어나, 상업화되고 획일화 되가는 홍대에 지친 젊은 아티스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이 같은 이태원을 향한 젊은이들의 무한 애정은 문화적 다양성에 있다. 이태원을 상징하던 미군 문화는 원조 서양 문화로 진보돼 인기를 끌고 있으며, 레즈비언과 게이들의 집결지로서 지역 이미지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21세기형 열린 문화 콘텐츠로 변화되고 있다.
이처럼 문화적 요소가 풍성한 이태원이 지난 3월부터 아티스트와 소호족을 위한 열린 시장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더했다. 이태원 거주민과 이태원에 작업실을 가진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사단단은 이태원 계단장이라는 플리마켓을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진행하며 지난 27일 다섯번째 플리마켓을 열었다.
철저하게 비영리로 운영되는 우사단단과 이태원 계단장은 이태원 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차별화 되고 있다.
이태원 계단장이 열리는 위치는 중심가에서 트렌드젠더바가 모인 뒷골목을 거슬러 올라간 지역에 있는 이슬람 사원 앞 계단이다. 이태원의 다운타운가를 보는 듯한 이곳은 현대화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옛 이태원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오히려 더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슬람사원 앞의 좁은 골목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몇 미터 안 되는 거리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아티스트와 소상인들의 좌판으로 가득 채워진다.
비영리 커뮤니티인 만큼 페이스북에 공지를 띄워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공연팀도 상인 모집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참가한 무료 재능기부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모인 상인이 지난 27일에는 총 70여 팀이었으며, 매월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우사단단 관계자는 “지역 활성화가 본래 이태원 계단장을 시작하게 된 취지입니다. 그래서 매주 한차례 지역주민회의를 진행해 관련 의견을 수렴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태원 계단장의 참가 우선 순위는 이태원 지역 거주민과 이태원에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지만, 열린 시장이기에 대상을 제한하지 않는다.
또한 “지난 27일 참가 총 70팀 가운데 20%가량이 이태원 지역거주민 또는 이태원에 작업실을 운영하는 아티스트이며, 회를 거듭할수록 이태원 지역 내 관계자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날씨를 감안한 즉흥 발상인 듯 아이스박스에 오이를 담고 나와 오이를 파는 이색 풍경부터 자신이 작업한 그림을 파는 화가, 수공으로 작업한 액세서리를 들고 나온 아마추어 디자이너 등 다양한 초보 상인들이 장터 구석구석을 채웠다.
이들 중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는 전문 상인들도 몇몇 눈에 띄었지만 대개는 장사에 미숙한 젊은이들이었다.
이태원 계단장은 이번이 5회째라는 짧은 이력이 말해주듯 미숙함이 곳곳에 포진돼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숙함이 순수함으로 보이고 다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과는 다른 플리마켓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이태원 계단장이 상업화의 수순을 밟기보다는 지금 모습 그대로 어수룩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고 아티스트와 소상인을 위한 열린 시장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진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