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구청장 김영종 "한복은 뿌리 깊은 어울림의 문화" [한복 세계화⑥]
- 입력 2013. 08.02. 18:07:30
-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한복의 대중화라는 구호 자체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한국 사람이 한복을 대중화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어쩌면 더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제는 한복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됐죠. 우리가 한옥을 잊어버린 방식 그대로 한복도 생활 속에서 밀어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한복에 대한 명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건축설계사이자 행정학박사이기도 한 김영종 청장은 북촌 한옥마을을 석사 논문 주제로 선택했을 정도로 한문화에 대한 경제적 행정학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한문화에 대한 보폭을 넓히는데 노력해왔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구청장 취임 후 한옥을 보존하는 정책과 함께 전통한식 알리기 행사와 전통한복 입기 장려 등 한옥, 한식, 한복이 어우러진 한문화 확산을 위한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종로구청은 지난 3월부터 매월 첫째 화요일을 전통한복 입는 날로 지정하고 민원 담당 부서 및 과장 이상 임원들의 전통한복 착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전통한복 제대로 입기'입니다. 반드시 전통한복이어야만 한다는 절대불가의 원칙은 아닙니다. 생활한복은 안 된다는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장려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입니다. 전통한복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야 대중화든 세계화든 되지 않을까요"
김영종 청장은 한복에 대한 고집이기에 앞서 '전통'에 대한 확고부동한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신념은 혜화동 주민센터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김 청장이 부임하기 전 한옥을 부분 개조해서 만든 혜화동 주민센터는 개조 과정에서 출입문 등 이곳저곳 한국적 요소가 퇴색돼있었다.
"당시 혜화동 주민센터는 한옥이 주는 매력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미닫이문 등 편리함을 위한 장치들이 한옥 이미지를 깨뜨리고 사람들의 시야를 피로하게 하고 있었죠. 더욱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마당의 일본식 정원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와서 그것이 한국고유문화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골조부분만 남기고 전체를 전통한옥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뒤뜰에는 주민들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다도체험 코스도 운영하는 등 사랑채를 두며 손님을 반겼던 열린 장소로서 한옥 본연의 가치를 담았습니다"
전통한복 입는 날은 혜화동 주민센터가 제대로 가치를 발휘한다.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일하는 모습은 종로구청이 지향하는 한문화가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한복은 다양성에 대한 아름다움입니다. 유니폼처럼 획일화된 디자인의 한복을 직원들에게 입히는 것은 한문화에 대한 가치를 알리겠다는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것이죠"
김영종 청장은 그렇다고 가감 없는 전통의 답습에 얽매여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지양한다.
"전통이라고 해서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는 절대부동의 원칙을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전통한복이 가진 태생적 불편함이 있죠. 바지를 고정시키는 방식이라든가 대님을 매는 방법 등 이런 것들에서 굳이 옛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죠. 전통한복을 개량해서 입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통을 위해 편리함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닌 편리함으로 인해 편협할 수 있는 오류를 전통한복을 입는 것을 통해 재검토해보자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김영종 청장은 전통한복 입기는 전통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앞서야 한다는 의도이다. 이를 통해 전통한복에 대한 미의 가치를 인지하고 전통한복을 대중이 친숙하게 대하게 되면 다음 단계로 진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옥 보전을 위한 노력도 그랬지만 현대 사회에서 전통을 끄집어내는 것에 대중이 절대적 호응과 지지를 보내지는 않는다.
"'괜찮은데, 괜찮네' 이정도면 만족합니다. 현대화, 산업화되는 사회에 대한 이성적 반항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것은 소중하다' 이 말에 담간 진정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전통한복 입기의 날은 성공한 프로젝트이지 않을 까요"
김영종 청장은 전통이라는 과거로 현재의 부족을 메우고 이를 통해 미래를 바로 세워가고자 한다.
[매경닷컴 MK패션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진연수 기자]